장마와 폭염을 오가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작물 생육 저하와 병충해 확산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충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충북 영동에 하루 170㎜의 폭우가 쏟아져 영동 포도밭 3곳이 일부 유실됐고, 단양에서는 콩, 오미자, 배추, 수박 등 2.5㏊가 침수됐다.
충주에서는 장맛비에 최근 고추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장맛비는 파종 시기가 다가온 콩, 김장용 무·배추 같은 작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파종 시기를 늦추고 생육 기간도 단축시켜 발아율 하락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작물에 특히 위험한 건 장마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열대야다.
야간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낮에 광합성으로 생산한 영양소가 소진된다. 생존을 위한 호흡활동이 활발해져 영양소를 에너지로 소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도가 떨어지고 제 빛깔이 안 날뿐더러 수확량도 감소한다. 가까스로 생산한 상품도 생리 교란으로 색깔이 거무스름해져 가치가 곤두박질한다.
특히, 한여름 찜통더위와 장마에 지친 작물은 해충의 공격에대해 무방비로 노출되기 십상이다.
충주시는 최근 13개 읍·면과 도시 지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88곳 683㏊에서 미국 선녀벌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자 긴급 방제에 들어갔다. 피해 작물도 사과, 복숭아, 고추, 참깨, 콩 등으로 다양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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