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슬픈 인연의 시작을 알렸다. 두 사람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매듭을 짓게 될까.
13일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 3회에서는 신준영(김우빈)의 품에서 쓰러진 노을(수지)이 병원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노을이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고, 준영은 사라지고 난 뒤였다. 다만 준영의 매니저만이 노을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 시각, 준영은 같은 소속사 식구인 김유나(이엘리야)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유나는 준영에게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고, 준영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준영의 머릿속은 온통 노을 생각 뿐이었다. 준영은 고등학생 시절의 노을의 모습을 떠올렸다. 결국 준영은 생일파티를 박차고 나왔다. 자신을 붙잡으며 여기엔 왜 온거냐 따져묻는 유나에게 준영은 "어떤 기집애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라며 "여기 오면 생각이 안 날줄 알고. 그런데 내가 잘 못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을은 준영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노을의 집 앞에는 사채업자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은 노을의 집 보증금을 빼는 것도 모자라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빼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매니저는 이후 준영을 만나 이 사실을 모두 알렸다.
매니저는 준영에게 "근데 그 접시물 언니 인생이 참 암담하긴 하더라"면서 "아니, 나도 처음에는 그 언니 재수고 별로였는데 사는 꼬라지를 보니까 이해가 되더라. 왜 그렇게 진상이었는지. 좀 전에는 사채업자들이 찾아와서 집 보증금까지 다 빼가고 그러더라. 고마 눈 딱 감고 다큐 함 찍어주면 안되나. 그거 찍는다고 니 잘난 얼굴 닳는 것도 아닌데. 사람 하나 살린다고 생각하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준영은 오디오의 소리를 키우면서 이를 무시했다. 이에 매니저는 "한강으로 가는 것 같던데"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결국 참다 못한 준영은 매니저를 버리고 홀로 떠났고, 그의 말이 신경 쓰였던 건지 한강 주위를 맴돌며 노을을 찾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등학생 때 끝난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2011년에도 만난 적이 있었다. 노을은 선거에 출마한 최현준(유오성)의 벽보 얼굴에 낙서를 하고 있었고, 이 모습을 준영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준영은 노을을 끌고 포장마차로 향했다. 그는 노을에게 "서울엔 언제 왔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재수해서 법대를 갔다"면서 "사법고시 1차도 붙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을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려 했다. 이를 붙잡은 준영은 현준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것을 눈감아 줄 테니 자신과 사귀자고 고백했다.
물론 이는 계약 연애였다. 준영은 노을에게 딱 1주일 간만 사귀자고 했다. 자신을 쫓아다니는 여자애들을 쫓기 위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붙잡히고 싶지 않았던 노을은 이를 수락했다.
노을은 준영이 다니는 대학교를 찾아가 이를 이행했다. 준영에게 추근 거리는 여자에게 "한 번만 더 껄떡거렸다가는 병풍 뒤에서 밥 숟갈 드는 수가 있다"고 말한 것. 이어 두 사람은 학교 뒤 편의 운동장 벤치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노을은 자신의 무릎을 베고 잠든 준영의 얼굴에 낙서를 했고, 이 모습을 보며 웃다가 돌연 눈물을 흘렸다.
준영은 노을의 모습을 지켜보며 "난 을이 한테 계속 장난을 칠 거고, 계속 놀릴 거고, 괴롭힐 거다. 그렇게라도 난 저 아이를 계속 보고 살아야겠다"라고 내레이션 했다.
노을은 5년이 지났음에도 현준을 향한 복수심을 저버리지 않았다. 현준은 앞서 윤정은(임주은)의 아버지 사주를 받아 노을 아버지 교통사고 사건을 조작했다. 이에 노을은 현준을 쫓아다니며 그의 이중적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를 협박했다.
노을은 선거 후보로 나선 현준에게 전화를 해 룸사롱을 간 날짜들을 언급하며 후보를 사퇴하라고 종용했다. 또 5년 전 사건의 진범을 지금이라도 밝혀주면 자신이 가진 자료를 다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준은 이를 거부했다.
준영은 우연히 노을의 집을 찾아 갔다가 그녀와 현준의 통화 내용을 모두 들었다. 또 노을이 현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방송국에 제보하려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준영은 자신의 친아버지인 현준이 몰락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오토바이를 타고 노을의 가방을 소매치기했다. 오토바이를 쫓아가던 노을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준영은 온 힘을 다해 빌었다. "을이를 살려주십시오. 을이만 살려주시면 내게 허락된 모든 행복을 포기하겠습니다. 을이만 살려주시면 나에게 남은 삶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이날 최지태(임주환)와 노을 사이의 연결고리도 밝혀졌다. 지태는 현준의 아들로, 윤정은(임주은)이 노을 아버지 교통사고의 진범임을 알았다. 또 당시 검찰청 앞에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외치는 노을의 모습을 보았다.
준영과 노을은 얽혀도 너무 얽혔고, 꼬여도 너무 꼬였다. 준영의 친아버지는 노을이 복수해야 할 대상에 속한다. 더군다나 준영 때문에 노을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모른 채 당하기만 한 노을은 그저 불쌍할 뿐이다.
이를 통해서 그간의 의문이 모두 풀렸다. 고등학생 시절의 짧은 만남이 성인 준영과 노을의 애틋함을 정당화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던 탓.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이경희 작가는 더욱 슬프고도 비참한 과거를 깔아놓았다.
더군다나 이번 회는 다소 지루하기만 했던 지난 1,2회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긴장감 있는 사건을 통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 준영과 노을 두 사람이 얽힌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지 궁금증을 높이는데도 한몫 거들었다. 과연 준영과 노을이 나름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BS2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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