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 열풍이 일면서 이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게임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게임이용자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길거리 등을 돌아다니다 다치거나 범죄의 표적이 되는 등 피해 사례가 적잖게 접수되고 있는 것.
지난 6일 출시된 '포켓몬 GO'는 위치정보 시스템(LBS)과 증강현실(AR·실제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폰으로 현실의 특정 장소를 비추면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나 수집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미출시 국가인 한국의 경우 속초가 유일한 게임이용 가능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때 아닌 '속초행' 행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이머들은 포켓몬을 수집하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돌아다녀야 한다. 또 포켓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걷거나 뛰는 등 방식으로 일정 속도(약 시속 30㎞) 미만으로 일정 거리(2∼5km)를 이동해야 한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돌아다니다 부주의로 다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교통·응급사고, 무장강도 등 범죄 피해 까지
미국 뉴욕주 오번 경찰은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밤 한 자동차 운전자가 운전 도중 포켓몬 GO를 하다가 도로를 벗어나서 주변의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에서는 같은 날 15세 소녀가 포켓몬을 잡으려고 차도를 횡단하다가 자동차에 들이 받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10대 소녀는 물 타입 포켓몬을 잡으려고 근처의 강에 갔다가 물에 빠진 시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북미지역 SNS인 레딧에는 "포켓몬 GO를 하다가 도랑 아래로 미끄러져 전치 6~8주 중상을 입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떤 유저는 남동생이 포켓몬 GO를 플레이하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관공서나 사유지에 유저들이 무단 침입하는가 하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호주의 한 경찰서는 사용자들이 경찰서에 들어오자 '게임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지했다.
미국 미주리 주에서는 주변에 포켓몬을 불러 모으는 기능을 지닌 아이템을 인적이 드문 주차장에 설치해 두고, 이를 찾아온 게이머들을 총으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무장강도 4명이 구속됐다.
숀 버틀러 뉴욕주 오번 경찰서장은 포켓몬GO 유저들에게 "재밌게 게임을 하되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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