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과 이종석. 1989년생 동갑내기이자 연예계에서는 유명한 '절친'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다. 그러나 절친이라는 타이틀은 잠시 내려놔야 할 것 같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수목극의 주인공으로 각각 나서며 선의의 경쟁구도를 펼치게 됐다.
■ '츤데레' 톱스타로 변신한 김우빈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김우빈은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톱스타 신준영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신준영은 도도하고 까칠하며 건방지기까지한 안하무인 톱스타다. '갑질' 또한 독보적이다. 물론 처음부터 연예인이 꿈은 아니었다. 한 때는 검사를 꿈꾸는 소년이었지만,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사건을 만나며 꿈 또한 바뀌게 된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츤데레'. 다른 사람에게는 차가울지 몰라도 노을(수지) 앞에서는 다르다. 그녀가 어긴 공직 선거법을 들먹이며 "네 범죄 눈 감아 줄 테니까 나랑 사귀자"라고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그다.
명품 몸매로 여심까지 잡았다. 앞선 방송에서 김우빈은 샤워를 마친 후 생각에 잠긴 채 거울을 바라보는 장면을 연기하며 치명적인 남성미를 표현했다.
또 극 중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만큼, 애절한 눈빛연기도 돋보인다. 과거 노을과 있었던 사건의 구체적인 전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의 구애로 연애도 시작됐다.
그런 김우빈도 '절친' 이종석과 맞대결이 신경쓰였을까. 그는 지난 제작보고회 당시 "이종석과는 연락을 자주하면서 지낸다"며 "아침에도 연락했는데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물론 경쟁은 경쟁이다. 김우빈은 "그쪽 현장에서는 타도 '함틋'을 외치고 있다고 하더라"며 "친한 친구와 경쟁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니까 서로 응원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선의의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 이종석, 리얼 '만찢남'으로
이종석은 20일 베일을 벗은 MBC 수목드라마 'W-두개의 세계'(이하 W)를 통해 브라운관에 들어섰다. 심상치 않다. 방송 초반이긴 하지만, 수목극 왕좌를 지키고 있던 '함부로 애틋하게'에 강한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글로벌 기업의 대표, 방송국 소유주, 8천억 원의 자산. 이종석이 분한 강철을 설명해주는 수식어다. 여기에 미소년 같은 외모는 덤이다.
웹툰 'W'의 주인공이기도한 강철은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함께 그리는 드라마의 독특한 콘셉트 탓에 현실과 같은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곤 초반부터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먼저 미스터리함이다. 존속 살해 혐의의 누명을 쓰고 체포당한 강철은 사형을 구형받자 억울함과 가족을 잃은 슬픔에 오열하며 울부 짖었다. 상고 끝에 가까스로 혐의를 벗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휑하다.
현실 세계에서 웹툰 세계로 빨려든 오연주(한효주)와의 로맨스도 시동을 걸었다. 물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오연주의 몽타주를 이야기하면서 "예쁘지는 않다. 그 여자가 예쁘면 세상 모든 여자가 예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코믹한 모습까지 보였다.
역대급 서스펜스 드라마의 서막을 알린 이종석 또한 '절친' 김우빈을 의식하고 있다. 이종석 또한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우빈과) 소문난 절친인데 공교롭게도 동시간대에 경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종석은 "나와 김우빈은 영혼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며 "경쟁이라기 보다는 공생 관계다. (작품이) 잘 되는 사람이 밥 한 끼 사자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귀여운 질투도 이어졌다. 이종석은 "스틸컷을 통해 김우빈을 보니 운동을 많이 했더라"며 "나도 벗어볼까 하다가 (김우빈의 몸을 보고) 안 벗는걸로"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경쟁자든 공생관계든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순간 누가 밥 한 끼를 사게 될지 궁금하다.
사진=MBC, KBS2, 부산일보 DB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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