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짐승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매 해 1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국과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 예산 부족 등으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 121억 5천만 원이던 피해액은 이듬해 126억 6천만 원으로 늘었고, 2014년 108억 8천만 원, 지난해 106억7천만 원 등으로 해마다 100억원 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사건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고령군 성산면에서 밭에 일하러 가던 70대 농부는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에 팔과 얼굴, 엉덩이 등 7곳을 물어뜯기는 변을 당했다. 부인에게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모를 아찔한 사고였다.
 
지난해 12월 15일에는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에서 겨우살이를 채취하던 주민 2명도 멧돼지 공격을 받아 1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날 경북 의령군 봉수면에서도 70대 노인을 멧돼지에 허벅지를 물려 크게 다쳤다.
 
환경부도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체 수 조절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멧돼지 2만8천145마리와 고라니 10만3천23마리가 포획됐다. 2013년 1만5천996마리와 5만4천323마리, 이듬해 1만9천619마리와 7만616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해 20% 이상 포획량이 늘고 있다.
 
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 지자체는 경험 많은 엽사로 '기동포획단'이나 '수확기 피해방지단' 등을 꾸려 포획활동을 벌이고 있다. 멧돼지나 고라니 1마리에 3만∼5만원의 포상금까지 내걸고 소탕작전을 벌이는 곳도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멧돼지 1천287마리와 고라니 1만2천243마리가 붙잡혔다. 도시지역인 청주에서 포획된 멧돼지만 364마리다.
 
포획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지자체는 포상금 예산이 바닥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지난해 멧돼지·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 포획량이 5천마리를 넘어서면서 포상금 예산 6천500만원이 바닥났다"며 "추경을 통해 3천만원을 더 편성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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