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릉군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선배들을 시켜 가르치는 제자를 폭행할 것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일어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이 학교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1학년 A군이 3학년 B군 등과 함께 수업 시작종이 울린 것도 모른 채 전산실에서 게임을 하다 C 교사에게 적발됐다.
교사가 A군을 나무라며 머리를 '툭' 치자 A군이 "왜 때려요"라고 말대꾸를 하며 박차고 나간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B군은 교내 화장실로 A군과 2학년 학생 2명을 불러 A군이 보는 앞에서 2명의 뺨과 가슴, 엉덩이를 수차례 폭행했다. 선배에게 맞은 2학년 2명은 후배인 A군 머리, 옆구리, 복부 등을 수차례 때렸다.
폭행을 당한 A군이 이후 복통을 호소하자 학교 측이 가족에게 연락해 울릉의료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A군은 출혈이 멈추지 않아 급히 강릉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3일간 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상태가 좋아져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병원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학교 측은 21일 가해 학생 3명을 불러 경위서를 받았다.
학생들은 '당시 교사가 사건과 관련이 없는 3학년 D군에게 "1학년에게 잘해주니 너희를 믿고 까부는 것 아니냐"고 했고 이에 D군이 잔소리를 들었다며 동급생인 B군을 나무라면서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D군은 일명 '학교 짱'으로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교사가 이들을 부추겨 후배 군기를 잡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교사가 학생을 타이르기 위해 한 말의 의미가 잘못 전해져 난감해 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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