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 IP 전담본부 함정훈 이사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로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액토즈소프트(대표 장잉펑)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르의전설' 공동 저작권자인 이들 두 업체가 이 게임 지적재산권(IP) 사업화를 각자 추진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 결국 사태가 법정다툼으로까지 번졌다.
 
28일 양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물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르의전설' IP에 대한 권리 및 회사 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액토즈소프트의 입장이다.
 
이 회사가 문제 삼은 것은 위메이드가 최근 들어 미르의전설 IP 사업 제휴를 독단적으로 맺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기존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이어져 온 수익배분율을 모바일 등 새로운 플랫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측 역시 할 말이 많다. 그간 IP 활성화를 위해 뛰어온 자사의 노력은 차치하고, 이번 가처분 신청은 액토즈소프트의 모회사인 중국 샨다게임즈의 의도된 방해 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4월부터 '미르의전설' 시리즈 중국 퍼블리셔인 샨다게임즈와 지적재산권 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민감한 시기에 저작물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는 점에서 사실상 최대주주인 샨다게임즈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특히 액토즈소프트와 샨다게임즈의 대표이사를 동일인물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의구심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액토즈소프트의 IP 전담본부를 이끌고 있는 함정훈 이사를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 최근 위메이드를 상대로 '미르의전설' 저작물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 등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는가?
 
샨다와 텐센트가 '미르의전설' IP를 이용해 공동개발한 모바일게임 '열혈전기'가 중국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고, 이후 샨다와 바이두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타이틀 '사북전기' 또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개의 모바일게임은 각각 샨다-위메이드, 샨다-액토즈가 협의를 시작한 후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샨다와 위메이드 갈등이 언론에 본격적으로 대두된 시점부터 위메이드가 직접 중국의 게임업체와 협의한 뒤 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해서 공문으로 액토즈에 계약체결 완료 및 액토즈의 수익배분몫까지 정해서 통보해왔다.
 
천마시공과 계약한 미르 IP 3번째 모바일게임 '아문적전기' 때부터 위메이드의 일방적인 계약체결 및 통보에 대해 항의했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이후로도 위메이드가 중국게임사 킹넷과 체결한 건 대한 일방적인 계약 및 수익배분에 대한 통보, 디알무비와 애니메이션 제작 계약체결 및 수익배분에 대한 통보가 이어졌다.
 
이에 액토즈는 법적인 대응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됐고, 이로 인해 걸리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외부에서는 액토즈가 IP 사업화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처럼 느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위메이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IP 사업에 소극적으로 비쳐진 것은 '열혈전기'와 '사북전기' 이후 위메이드가 독단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는 것을 반복, 마치 모든 것이 위메이드의 노력의 결실로 이뤄진 것처럼 언론에 기사가 나갔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액토즈가 IP사업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했었는지 소개 부탁한다.
  
액토즈소프트는 '열혈전기', '사북전기' 등 2개 모바일 타이틀 사업 성공에 있어 그 기획에 대해 평가하고 검토했다. 이 사업에서 위메이드의 합의를 얻기 위해 설득하고 양보해 사업을 성공시켰다.
 
또 지난해 IP를 게임 외 타 산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영화제작사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중국의 여러 게임업체와 사업을 논의했다.
 
지금은 게임 출시 시기에 비슷한 게임이 여러 개가 나와 '미르의전설' IP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사업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의견에 따라 협의를 중단한 상태다.
 
◆ "전략 배제된 IP 계약 따른 '카니벌라이제이션'도 우려"
   

- IP 전담본부 구성 및 가처분 소송 등 액토즈가 '미르' IP와 관련한 굵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시기를 놓고도 말이 많다. 이에 대한 회사 측 입장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액토즈의 최대주주는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샨다게임즈다. 이것은 반대로 지분의 49%는 기관 및 개인주주들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샨다게임즈의 이익만을 보장하기 위해서 액토즈가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9%의 주주들이 액토즈 이사진을 향해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관계가 있지만 각각 독립된 회사이기에 어느 한쪽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나선다는 이야기는 모두 추측일 뿐이다.
 
IP사업본부는 액토즈와 계열사의 모든 IP를 총괄관리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미르의전설'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에 많은 부분 '미르의전설' IP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과 함께 중요한 것은 IP 가치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부분도 있기에 국내외 지적재산권 전문가와 함께 본부를 구성해 지원도 한다.
 
액토즈 IP사업본부는 액토즈의 IP를 적극 사업화해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샨다게임즈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 '미르의전설' 공동저작권자로서 어떠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 실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미르의전설'은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공동저작권자로 있는 공동저작물이다. 저작권법 제48조에는 공동저작물에 대한 저작권행사에 있어 공동저작권자간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의 합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액토즈의 수익까지 정해서 통보했다.
 
천마시공과 '아문적전기'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통보했을 때, 액토즈는 비즈니스적으로 풀어볼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연이어 킹넷과의 계약을 체결하고 통보하고 최근 디알무비와 애니매이션 제작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통보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게임뿐 아니라 다른 사업의 영역까지 독단적인 행위를 확대했다. 가처분신청 역시 IP 사업 전반에 대해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와 합의를 통해 진행하라는 취지에서 낸 것이다.
 
또한 위메이드는 수익배분에 있어서도 2004년 화해조서를 근거해서 그 수익배분을 정해 통보했지만 당시는 PC온라인게임에 한정한 것이다. 이때의 수익배분율은 위메이드가 개발과 업데이트를 맡고 있기에 그에 대한 공헌과 비용을 고려해 인정한 것이다.
 
IP사업은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제3자에게 제한된 IP를 사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이다. 때문에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익배분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가처분 신청은 소송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어떤 행위를 하지 않도록 법원에 명령을 구하는 것이다. 어떤 일방의 행위가 지속이 될 경우 당사자 상대방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법적인 구제수단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연이은 위메이드의 일방적인 계약체결과 액토즈에 대한 결과 통보는 저작권법을 정면으로 배치하는 행위다. 공동저작권자간 합의를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계약체결을 했다는 것과 액토즈가 받게 될 로열티 수익에 대해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한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동일한 시기에 같은 IP를 사용한 유사 게임이 동시 다발적으로 출시될 수 있고, 각 게임간의 경쟁이나 계약간 충돌이 일어나 법적인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게임 이용자들에게는 IP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게 돼 결국 IP가치 하락이나 사업의 실패에 직결될 수 있다.
 
액토즈마저 위메이드와 동일하게 IP사업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위메이드에 통보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IP 사업의 질서가 깨지는 것은 물론 IP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어느 일방의 독단적인 행위는 타방의 사업 기회를 박탈함으로서 서로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액토즈의 가처분신청은 저작권법에 따른 합의에 따라 위메이드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 샨다게임즈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다.
 
- 이번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기에 앞서 장잉펑 대표 등 임원진들에 관련 사안을 보고했을 것으로 안다. 임원진들이 이에 어떤 의견을 내놨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가져 오라고 독려하던가.
 
액토즈는 모든 소송에 있어서 이사회의 승인을 득해야 한다. 따라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부분도 이사회에서 논의됐고 승인을 받아서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라는 명령이 있을 수 없다. 가처분신청에 따라 법원의 판단을 받아 저작물사용금지명령을 받으면 된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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