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29일 과학전문지 유레크엘러트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지카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도록 만든 쥐의 몸에서 지카 바이러스 항원을 정확하게 인식해 결합, 중립화(무력화)하는 항체 6종을 발견했다.
연구팀 보고에 따르면, 이 가운데 4종은 실험관 세포 차원에서는 물론 쥐 생체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능력을 지닌 것이 확인됐다.
이 항원들은 지카와 유사한 뎅기열 바이러스 등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결합하지 않았다. 현재 중남미에서 창궐하는 미주 변종이든 아프리카와 아시아 변종이든 가리지 않고 인식해 무력화했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정밀 진단하는 검사법과 예방하는 백신은 물론 나아가 치료제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 항체는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만을 이용해 임신부도 사용 가능한 백신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임신부 감염 시 신생아 소두증이나 유산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연구팀을 이끈 데이브드 프레몬트 교수는 "추후 시험과 연구들 해봐야 알겠지만 이 항체들과 바이러스 외피단백질을 이용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의 경우 임신부와 병약자 등 고위험군에도 사용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세포'(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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