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론, "새로운 꼬리표를 다시 만나야죠."(인터뷰)

입력 : 2016-07-29 09: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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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배우 김새론은 우리 나이로 17세 소녀다. 대중들에게는 아역 배우로 더 친숙하다. 하지만, 이제는 아역을 뺀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그녀는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의 주인공 연희 역을 통해 소녀 티를 제법 벗었다.
 
"성인 연기자로 가는 길에 있어서 디딤돌과 같은 작품이에요. 처음으로 아역이 아닌 성인을 연기하기도 했고요. 그 만큼 배운 점도 많고 새로운 경험도 쌓인 것 같아요. 제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라는 점에서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촬영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마녀보감'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가 김새론에게 가장 많이 주문했던 점은 '성숙함'이었다. 김새론은 "단순히 '어른처럼 연기하라'는 디렉션이 아닌, 이전과는 다른 성숙됨을 보여주자는 의미였다"며 "여배우 김새론의 모습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도 그 부분은 오롯이 드러났다. 연희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에게 씌워진 저주를 감당해 냈고, 능동적으로 풀어내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새론은 "주변에서 너무 재밌고 신선하게 봤다는 반응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마녀보감'은 판타지 사극이다. 그녀의 말처럼 첫 디딤돌이었다면 말랑말랑한 로맨스 드라마가 더 낫지 않았을까.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고,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 말이다. 이번 작품은 장르 자체도 신선할 뿐더러 극적인 요소가 많은 탓에 자칫 유치해 보일수도 있는 리스크도 안고 있었다.
 
김새론은 이에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며 웃었다. 이유는 시나리오다. "과연 이렇게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작품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설명한 그녀는 "결국 그런 리스크보다 신선한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나보다"라고 돌아봤다.
 
방송 전부터 심심찮게 등장하던 이야기 중 하나는 김새론과 상대 배우 윤시윤의 호흡이다. 1986년생인 윤시윤은 김새론와 14살 차이. 17살의 김새론과 띠동갑을 훌쩍 넘는 윤시윤의 로맨스라니.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일반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우였다. 조숙한 김새론과 동안 외모의 윤시윤이어서가 아니다. 기이한 운명을 지닌 두 사람의 애틋한 로맨스는 몰입을 유도했고 불편함이 없었다. 김새론은 "처음에는 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면서도 "첫 만남부터 워낙 편하게 대해줘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친구처럼 지냈다"고 웃었다.
 
KBS2 '1박 2일' 속 윤시윤을 언급한 그녀는 "예능 속 별명인 '윤동구'와 비슷하다. 굉장히 순수하고 맑다"며 "티없이 장난을 치다가도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깊이있게 내 말을 들어주곤 했다"고 덧붙였다.
 
■ 또 다른 꼬리표를 꿈꾼다
 
"어두운 이미지요.(웃음)."
 
자신의 이미지가 어떨지 물어본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내놓은 대답이다. 사실이다. 김새론은 또래의 여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밝고 쾌활한 이미지보다는 다소 어둡고 시크한 분위기와 더 가깝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득'이 될수도 있지만,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다.
 
김새론은 "좋은 시나리오를 따라가다 보니까 의도치 않게 그런 역할들만 맡아온 것 같다"며 "왜 어린 배우들은 꼭 밝아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실제로는 정말 밝은데…"라고 말 끝을 흐리며 웃었다.
 
이는 앞서 언급됐듯 '아저씨'의 영향이 적잖다. 원빈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에서 김새론은 옆집 소녀 소미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던 작품이기에 파급력은 더했다.
 
'꼬리표'로 남을 수도 있지만 김새론은 의연하다. 그녀는 "'아저씨'는 흥행작이었고 나를 알린 영화"라며 "좋은 작품으로 나에게 기억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언젠간 '아저씨'를 뛰어 넘고 싶기도 하다.
 
"따라다니는 편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에게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고, 언젠가는 '아저씨'를 뛰어 넘는 또 다른 꼬리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강민지 기자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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