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주식대박 의혹'에 연루된 진경준 검사장(49)과 넥슨 창업주 김정주(48) NXC 회장이 9억원대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함께 넘겨졌다.
29일 이금로 특임수사팀은 수사에 착수한지 23일만에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직 검사장이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검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김정주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
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넥슨재팬 주식 8천537주(당시 가격 8억5천370만원 상당)를 넥슨 측에서 무상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2005년 6월께 진 검사장이 넥슨재팬 주식을 매입하는 종자돈으로 쓴 넥슨의 비상장주식 매입 대금 4억2천500만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진 검사장은 김회장이 건넨 돈으로 산 주식을 장모로부터 돈을 빌려 매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주식대박 의혹이 터진 올해 4월 공직자윤리위가 재검증에 착수한 이후에도 주식대금을 넥슨으로부터 받은 사실을 숨겼다.
진 검사장은 공직자윤리위에 3차례에 걸쳐 허위 소명서를 제출했고, 특임검사팀은 이같은 '적극적허위 신고 및 소명'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진 검사장은 2008년 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넥슨 명의의 법인 리스 차량이던 제네시스를 공짜로 사용한 뒤 3천만원이던 이 차량을 넘겨받은 혐의도 받는다. 리스료 1천950만원도 관련 뇌물액에 추가됐다.
진 검사장은 2005년 11월부터 2014년 말까지 11차례에 걸쳐 김 회장과 넥슨 측으로부터 가족 해외여행 경비 5천11만원을 지원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진 검사장이 넥슨 측으로부터 직접 챙긴 뇌물은 넥슨재팬 주식과 제네시스 차량, 여행경비 등 9억여원에 이른다.
이밖에 진 검사장이 2010년 8월께 대한항공 전 부사장 서씨에게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인 B사로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가 함께 적발됐다.
서모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진 검사장은 차명계좌를 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자금거래나 주식 거래를 하면서 처남의 계좌를 사용했다.
진 검사장은 2011년 5월 한 보안업체 주식 1만주를 4천만원에 취득한 뒤 이듬해 1억2천500만원에 매각, 8천500만원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주식거래는 해당 보안업체 대표 조모씨 명의의 계좌를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임검사팀은 이 보안업체가 진 검사장에게 대가를 바라고 차명 주식거래를 한 것인지 수사했지만 위법행위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 검사장이 2012년 모친 명의로 벤츠 승용차를 사건 관계자로부터 챙겼다는 의혹도 뇌물 혐의를 의심할 만한 증거가 드러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재직 시절 한진그룹 내사 사건을 부당하게 종결했다는 의혹도 처벌할 만한 단서는 없었다고 특임검사팀은 밝혔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넥슨재팬 주식 매각으로 챙긴 시세차익까지 포함한 범죄수익 130억원에 대해 이미 서울중앙지법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법원은 최근 130억원에 대한 보전명령을 내렸다.
넥슨 김 회장의 배임 의혹 등과 관련된 고발 사건의 경우, 특임검사팀에 배당돼 있지만 검찰은 향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수사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감찰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어 감찰위원 전원 일치로 진 검사장에 대한 해임 권고 의견을 냈다. 이에 검찰은 법무부에 진 검사장을 해임해달라고 징계를 청구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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