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진경준(49, 구속)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의 등기 이사직을 사임한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주식과 차량, 해외여행 경비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기업인이다. 기업법 전문가인 김교창 변호사의 아들로 사회적 저명인사들이 즐비한 집안의 출신이다.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출신으로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넥슨을 설립한 김 대표는 1996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출시했고, 게임은 대히트를 쳐 아직까지도 서비스 중이다.
이후 김 대표는 게임 개발보다는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등의 타 회사의 게임을 인수해가며 넥슨의 몸집을 성공적으로 불렸다. 게임업계의 1세대이자 벤처계의 신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1년에는 8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회사 최초로 일본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학 동기 진 전 검사장에게 과거 넥슨 주식을 공짜로 증여해 약 12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남겨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여기에 진 전 검사장의 가족 여행비용까지 부담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우병우 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장인으로부터 받은 부동산을 매입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부동산을 받고도 부담할 세금이 없던 우 수석의 부동산을 웃돈을 얹어 매입해 세금 대납을 해주고 재산 보전에도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거 '바람의 나라'를 함께 개발하며 넥슨의 창업 공신이나 다름 없는 정상원, 송재경 등의 개발자들이 넥슨 주식 단 1개도 가지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해 '벤처 신화의 상징'이라는 명성도 무너졌다.
김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진 전 검사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제3자 뇌물수수, 위계 공무집행 방해, 금융실명 거래 및 비밀 보장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 됐다.
진 전 검사장은 1995년 검사 생활을 시작해 경제통 검사로 활약했다. 이후 경제나 기업 수사를 맡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장을 지냈고, 2015년 검사장이 됐다.
이후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156억원으로 법조인 중 1위를 기록했고, 이 와중에 넥슨 주식 대박 의혹이 불거져 '넥슨 게이트'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진 전 검사장은 1996년 초임 검사시절 4천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암표상을 구속시켰던 사실이 최근 누리꾼들에 의해 밝혀져 뭇매를 맞기도 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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