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섹시한 이미지, 이젠 책임감이 들어요."(인터뷰)

입력 : 2016-08-02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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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다. 음원 차트에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허전함이 느껴질 정도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가수 현아가 올여름에도 새로운 미니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 행보는 조금 특별하다. 7년간 몸담고 있던 걸그룹 포미닛이 해체된 이후 그녀의 첫 음반 활동이다. 이미 네 번의 솔로 앨범을 낸 베테랑이지만, 5집 미니앨범 '어썸'(A'wesome)이 진정한 홀로서기의 첫걸음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런 대중의 시선과 달리 현아의 생각은 달랐다. 주변 환경이 바뀐 후 '처음'이라는 시선보다는, '연장선'으로 여겨졌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마치 모든 게 없어지고 처음인 것처럼 보여서 안타까워요. 그동안의 현아가 포미닛이라는 공동체로 움직였다면, 지금 시작하는 것들은 포미닛 활동 이후의 연장선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제2막인 셈이다. 현아는 "7년간 멤버들이 같은 꿈을 바라보고 달렸다고 한다면, 지금은 각자의 꿈에 대해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라며 "그동안 포미닛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이름에 해가 되지 않기 위한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섹시, 이제는 책임감
 
현아. 이제는 섹시함의 대명사가 됐다. 좌중을 압도하는 섹시함을 의미하는 '패왕색'은 그녀의 오랜 별명이기도 하다. 1일 공개된 '어썸'도 마찬가지다. 타이틀곡 '어때?'는 '복잡함을 벗어 던지고 지금을 즐기자'는 자유분방한 가사와 강렬한 비트를 바탕으로 현아의 섹시한 보컬이 강조됐다.
  


인터뷰 도중 현아가 밝힌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그녀는 "'어때?' 뮤직비디오가 '19금'이 나오지 않을까 솔직히 염려했는데, 다행히 15세 판정이 났다"고 웃은 뒤 "기준점을 내가 잡는 게 아니므로 매번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리곤 "'19금' 버전이 공개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왠지 섹시하지 않으면 어색할 것만 같은 자신의 이미지니까. 현아는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섹시하다' '썸머퀸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리둥절했다"고 돌아봤다.
 
어느 새부턴가 의연해졌다. 부담감은 책임감으로 변했고 이제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그녀는 "해가 지나갈수록 책임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타이틀을 달아주고 관심을 두시는 만큼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받아들였다.
 
"제가 섹시하다고 생각하냐고요? 무대 위에 있을 때 3분 정도는요.(웃음). 사실 그런 시선들은 여성으로서 가졌을 때 행복한 달란트라고 생각해요. 어색해하거나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책임지고 싶어요."
 
■ 가수 현아가 아닌, 25세 김현아의 이야기
  
현아는 사생활이 깔끔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 흔한 구설수에도, 심지어 열애 소식에도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다. 이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그녀의 이미지와 맞물려 더욱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공개연애를 한다고 해서 사생활이 나쁜 건 아니잖아요"라며 웃으며 다소 진지해진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 제가 다른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던 건 사실이에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말처럼 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스스로 계속 채찍질했고요. 결과적으로는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과거형'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아직도 일에 대한 욕심은 누구보다도 큰 그녀다. 현아는 연애를 예로 들며 "나는 연애에 대한 환상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노래 가사를 쓰는데 독이 되더라"며 "사랑에 대한 이미지를 주변에 많이 물어보곤 한다"고 고백했다. 그리곤 "일을 접어두고 사랑을 하고 싶을 정도로 목마르지 않은 것 같다"며 "배가 불렀다"고 웃었다.
 
이쯤되면 인생의 낙이 뭘까 궁금했다. 현아는 "나도 '클럽 엄청 좋아해요' '술도 많이 먹어요'라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술 해독을 못 하는 게 집안 내력"이라고 웃은 뒤 "좋아하는 사람들과 음악을 틀고 춤을 춘다"며 "가끔은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언니들과 편의점 앞 파라솔에서 캔맥주 먹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많은 에너지를 쓰니까 오히려 평소에는 조용히 지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꿈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완벽을 추구하며 달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지칠 것 같아요. 겉모습과 달리 은근히 나약하고 겁이 많은 구석이 있거든요. 기대치를 높이지 않고 차근차근 지금처럼 해나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지금처럼요."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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