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정' 트럼프, 공화당서도 '왕따' 전락할까 …1인자 라이언 의장 공격

입력 : 2016-08-03 08: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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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입방정 탓에 왕따 신세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는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 관련 당내 경선에서 '무슬림 비하 발언'으로 자신을 비판한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을 겨냥해 "지역 경선에서 이들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라이언 하원의장과 매케인 위원장이 최근 트럼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데 따른 반격이다.
 
현지 언론은 폴 라이언 의장이 공화당의 실질적인 1인자임을 내세워 공화당이 분열하고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내놓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향 뉴욕이 지역구인 리처드 해나(65)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날 지역지 시러큐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는 나라를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나는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무슬림계 전사자 가족 비하, 친 러시아 발언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가 민주당 뿐만 아닌 아군에게조차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충돌하며 적잖은 불협화음을 내온 트럼프와 당 지도부의 이번 갈등은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이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2004년 이라크전 참전 도중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을 거론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그들이 악의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반박함과 동시에 연설 당시 무대 위에 있던 그의 부인이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을 두고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발언을 두고 라이언 의장은 "많은 무슬림계 미국인이 군대에서 용감하게 복무했고 희생을 했다"면서 "칸 대위와 가족들의 희생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매케인 의원 역시 성명에서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미군 전사자 부모들을 헐뜯는 언급을 했다. 그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편 NBC 뉴스는 트럼프의 정신상태가 선거의 새로운 논란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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