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당뇨병 환자 대다수가 교내 화장실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아 당뇨병 환자는 약 5천500명에 이르지만 소수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회는 학교별 보건교사가 있지만, 당뇨병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소아 당뇨병 환자를 도울만한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김대중 당뇨병학회 홍보이사(아주대병원 내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학교에 있는 보건교사가 직접 당뇨병 주사를 놓는 것을 돕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책임이 따를까 봐 보건교사가 이를 꺼린다"고 말했다.
결국 소아 당뇨병 환자는 주사기를 이용해 포도당(혈당) 흡수를 위한 인슐린을 몸에 투여해야 하는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남몰래 화장실에서 조치를 해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소아 당뇨에 걸린 청소년이 마음 편하게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학회는 이 같은 당뇨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고 소아 당뇨병 환자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동영상 공모전 등 각종 대국민 홍보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당뇨병 유형, 치료 및 관리 요령 등을 소개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당뇨병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소아 환자가 최근 9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지급 자료 분석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18세 이하 환자는 2006년 4천76명에서 작년 5천338명으로 31.0% 증가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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