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 자신이 퇴사한 뒤 회사가 이익 추구에만 몰두해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확대됐다고 주장하며 후임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4회 공판에서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56살 김 모 씨 변호인은 "이익에 몰두한 옥시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용기 디자인을 바꿨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당초 옥시가 생산하던 가습기살균제 용기는 소비자가 불편함을 호소할 정도로 한 번에 따르는 양에 제한을 뒀다"며 "2006년 1월에 뚜껑만 열면 따를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발생 추이가 2005년까지와 2006년 이후 급격하게 달라진 것을 생각하면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김 씨는 연구소장으로 재직할 당시 용기 변경에 반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재직 당시 가습기살균제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거나 자신이 퇴직한 2005년 4월 이후 발생한 문제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유지, 회사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신 전 대표는 지난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PHMG가 함유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판매해 사망자 73명을 비롯한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체 무해' 등 문구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51억여 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사진=포커스뉴스 제공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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