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그룹이 올 2분기 실적에서도 그룹 본사를 두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맥을 못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을 제외한 한국, 중국 등에서의 매출 하락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엔화 강세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일본에서만 30%에 가까운 매출 감소폭을 기록해 다시 한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 엔고현상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일본 실적 '민낯'
10일 넥슨그룹은 2분기 연결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381억엔(약 40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134억엔(약 1439억원), 당기순이익은 42% 줄어든 76억엔(약 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엔화 강세에 따른 여파다. 2분기 총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41%)과 한국(39%)의 매출을 엔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엔고현상이 발목을 잡은 것.
실제 2분기 적용환율은 100엔당 1075.3원으로, 지난해 2분기(100엔당 903.3원)보다 엔화 가치가 19% 가량 높아졌다. 환율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엔 넥슨의 올 2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4%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넥슨그룹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 156억엔, 한국 150억엔, 일본 39억엔, 유럽 및 기타 19억엔, 북미 17억엔 등이다. 환율 영향으로 2분기 이들 지역에서 작년보다 적게는 2%에서 많게는 40% 가까이 매출이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환율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적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경우 넥슨그룹의 매출 텃밭인 중국과 한국의 매출은 각각 16%, 10% 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 유럽 및 기타 지역의 매출도 작년보다 4% 확대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북미지역은 일정환율을 적용해도 31%, 엔화를 사용하는 일본은 29%의 매출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의 경우, 현재까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넘길 수 있지만 일본의 매출 하락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룹 본사를 두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지난 14분기 연속 단 한 차례의 매출 반등 없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 일본진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할 반전의 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넥슨은 올 2분기 일본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전분기보다는 15% 줄어든 39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플랫폼별로는 작년 2분기 PC온라인 매출이 14억엔에서 올해 9억엔으로 38% 줄어 들었으며, 모바일 매출 또한 41억엔에서 30억엔으로 25%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 '캐시카우 부재-신작 출시 지연' 日매출 악화 키워
넥슨그룹의 일본시장 매출 축소는 게임 타이틀의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캐시카우가 되는 핵심 타이틀이 없는 상황에서 신작 타이틀 공급까지 늦어지면서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
넥슨은 지난 2분기 일본시장에 단 1종의 게임도 내놓지 않았다. 또 7월 이후에도 모바일게임 '슈퍼판타지워' 외 신작게임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라 3분기 역시 작년 대비 20~30% 가량의 매출 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넥슨 관계자는 "지난달 말 '슈퍼판타지워'를 시작으로 8월24일 온라인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 론칭이 예정돼 있다"면서 "또 이달 중 모바일 FPS게임 '하이드앤드파이어' 사전등록도 진행하는 만큼 3분기 이후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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