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뜯어보기] 'W'·'함부로 애틋하게' 희비 엇갈린 이유 셋

입력 : 2016-08-18 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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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W'(더블유). SBS '원티드'가 수사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로맨스를 담은 두 작품의 경쟁 구도는 시청자들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그러나 드라마 중반부를 지나는 현재, 두 작품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태양의 후예'보다 높은 가격으로 중국에 선판매됐던 기대작 '함부로 애틋하게'는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더블유'는 수목극 왕좌를 굳히는 모양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 스펙터클 '더블유' vs 안달 나게 만드는 '함부로 애틋하게'
 
전통 멜로를 지향하는 '함부로 애틋하게'와 웹툰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더블유'의 소재적인 차이를 고려한다고 치자. 그럼에도 '함부로 애틋하게'의 다소 더딘 전개에 대한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더블유'보다 2주나 먼저 첫선을 보였지만, 아직 신준영(김우빈)과 노을(수지)은 제대로 된 사랑 고백조차 나누지 못했다. 어중간한 분위기에서 툭툭 던지는 '츤데레식' 표현이 전부다. 더군다나 신준영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조바심은 커질 수밖에.
  
'더블유'의 경우 강철(이종석)과 오연주(한효주)의 솔직한 직진 로맨스가 돋보인다. 극 초반 웹툰 세계를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오연주의 맥락 없는 키스는 물론, 이후 현실 세계로 찾아온 강철의 키스신은 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 두 사람만의 '속편'을 만들며 선보인 달달한 애정신은 덤이었다.
 
■ '다 설명해 드립니다'...친절한 '더블유'
  


'더블유'의 특징 중 하나는 드라마가 시작되고 약 1분간 지난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종석과 한효주는 번갈아가며 등장, 내레이션을 통해 앞선 모든 분량의 핵심을 설명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한다.
   
두 드라마를 접하지 못한 초기 시청자의 경우 앞뒤 맥락을 설명해주며 친절히 안내하는 '더블유'에 조금 더 끌릴 수밖에 없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현재와 과거를 쉼없이 오간다. 때문에 극 초반을 함께하지 못한 시청자라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1·2회분을 예로 들어보자. 첫 방송에서 톱스타 배우 신준영이 오랜 시간 찾아온 여자는 노을 PD였고, 극 말미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전개 내내 과거의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출발이었다.
 
2회분에서는 궁금증을 유발했던 과거가 그려졌다. 그러나 앞선 방송분에 대한 맥락은 없었다. 처음으로 방송을 접하는 시청자가 많은 방송 초기임을 감안했다면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이 있어야했다. 
 
제작진은 지난달 1~4회분을 모아놓은 130분가량의 스페셜 방송을 편성, 시간을 정상적으로 재배치하며 이같은 니즈를 반영하기도 했다.
 
■ '한여름에 코트라니'…어긋났던 계절감
  

'덥다.'
  
'함부로 애틋하게'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의견 중 하나다. 현실에서는 찌는 듯한 폭염이지만, 브라운관 속 그들은 코트와 장갑, 목소리로 중무장을 한 채 입김을 불고 있다. 무딘 전개와 맞물려 답답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를 담당하고 있는 KBS 김성근 PD 또한 최근 기자들과 만난 드라마 간담회에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촬영 당시에는 오히려 '여름에 보면 시원하겠다'는 생각으로 신나서 촬영했다"고 돌아보면서도 "멜로드라마이다보니 공감이 중요한데, 계절감이 시청자들에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효 KBS드라마센터장 또한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를 지켜보며 사전제작드라마에 대한 생각을 하게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제 중반부를 지난 만큼, '함부로 애틋하게'에도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시청자들의 의견 수용이 불가능한 구조인 만큼 남은 분량에 어떤 스토리와 전개가 남아있는지가 관건이다.
 
사진=MBC, KBS2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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