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내달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에 울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9월 14~16일)을 앞두고 각 기업체가 김영란법에서 정한 선물한도금액(5만원) 미만으로 선물을 준비하면서 소고기 등 고가 선물세트 가공업체들의 매출이 절반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1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을 배제하고 선물 가격한도를 대폭 하향조정한 기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서울의 한 백화점은 고가선물세트 재료인 한우 등의 물량을 크게 줄였다. 소고기 선물세트는 김영란법 가격대에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5만원 이하 선물구성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5만원 미만 저가 선물세트를 크게 늘리며 김영란법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이하 와인세트와 건강선물세트를 비롯해 통조림, 햄 등 가공식품과 치약, 샴푸 등 생필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밀감세트, 골드키위 세트, 천연조미료 세트, 멸치세트 등 5만원 짜리 상품 30여종을 새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과거 5만5천원에 판매하던 키위 선물세트의 가격을 5만원으로 맞추기 위해 24개입에서 20개입으로 개수를 줄인 세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믿었던 사전 판매 실적이 빠른 추석과 폭염 등으로 저조해 고민이다.
추석선물 본 판매 이전에 실시하는 사전판매는 예약판매기간에 선물세트를 사면 명절 직전에 사는 것보다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현재 대형업체의 사전판매률(8월 2일~19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18% 하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친데 덮친격이다"며 "김영란 법의 영향이 빨리 온데다 추석이 2주 가량(12일) 빨라진데다 폭염이 계속돼 실적이 반토막 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빅3의 실적은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선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신장은 98.4%에 못미치지만 올해 37.1% 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이다. 신세계백화점은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전년보다 2배 이상(120%) 늘었다. 예약판매 증가율도 50.9%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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