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채용시 '흙수저' 꺼리는 회사 여전히 많다

입력 : 2016-08-24 15: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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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때 가족관계를 묻거나 어학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요구하는 등 후진적인 채용 관행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와 대한상의는 518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 채용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직무와 무관한 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의 78.8%는 입사지원서에 '가족관계'를 요구했다. 특히 상당수가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의 직업 등을 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묻는 경우도 95%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키와 몸무게 등을 묻는 경우가 13.7%, 본적까지 요구하는 기업은 9.1%였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절대 묻지 않는다"며 "이러한 인적사항을 묻는 기업은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어학 점수, 학점 등의 스펙을 따지는 기업도 대다수였다.
 
입사지원서에 '학력'을 기입하는 회사는 94%였다. 학점을 묻는 곳(60.2%)이나 어학점수(49.4%), 어학연수 여부(37.5%)를 묻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특히, 종업원 1천인 이상 대기업은 77.1%가 어학 점수를 요구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43.4%)보다 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학점도 대기업(85.4%)이 중소기업(53.9%)보다 더 많이 요구했다.
 
반면 인턴 경력(60.6%)이나 공모전 입상(31.5%), 사회봉사(23.4%) 등을 요구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고 있거나 예정인 기업(26%)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을 부문 및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대한상의 박종갑 공공사업본부장은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도입하고자 하는 중견·중소기업은 정부와 대한상의가 공동 지원하는 컨설팅과 교육을 활용하면 유용하다"고 밝혔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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