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원인 없이 입안이 화끈거리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구강 작열감 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을 의심해볼 법 하다.
이는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정도로 불편한 질환이지만 명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환자 자신도 인지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한의학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땀 많이 흘리고 수분 보충 못하면 구강 작열감 증후군으로 발전
전체 인구의 5% 정도에서 나타나는 해당 질환은 침 분비량 감소를 호소한다. 침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유지시키는 역할인데 분비량이 줄면 치주염, 구내염 등 각종 감염증에서부터 식욕저하,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린 후 수분 보충이 부실하거나 구강이 건조해지는 등 탈수 증상이 오면 열감이나 통증을 느껴 구강 작열감 증후군으로 발전하기 쉽다.
강동경희대병원 고석재 한방내과 교수는 "체질적으로 더위에 약한 소양인이 물을 많이 마셔도 갈증이 계속되고 소변을 자주 보면 구강 작열감 증후군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의학, 기가 막히고 체내에 음액이 부족한 상태로 봐
한의학에서는 구강 작열감 증후군을 기울(氣鬱)과 음허(陰虛)로 본다. 기울은 '기(氣)가 막혔다는' 의미로 전신을 소통해야 할 기가 가슴에 맺혀 화병과 같이 심리적인 불안과 우울을 일으킨다는 의미이다.
'음허'란 체내의 '음액(陰液')이 부족해졌다는 의미다. 음액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자양분과 같은 개념으로 오장육부가 원활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음허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인후 건조감, 안구 건조감, 가슴 답답감, 구취, 어지럼증 등은 구강 작열감 증후군 환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 기의 소통과 함께 전신적으로 원인 치료
한의학에서는 구강 내 국소 치료보다는 인체의 전신적 치료를 위주로 시행한다. 기울을 풀어주기 위해 '단중혈(양 가슴 사이 정중앙)'과 통증 부위 주변의 안면부에 침을 놓아 진통효과를 높이고, 전신의 기운을 조절할 수 있는 사지 말단부 혈자리에 침을 놓아 기의 소통과 함께 원인을 치료한다.
음허증을 개선시키는 대표적인 한약처방은 숙지황, 구기자 등 여섯 가지 약재를 달여 만든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다. 육미지황탕은 해외 유명 저널에서 음허증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 구강 작열감 증후군을 줄이는 생활 속 실천방법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맵거나 짠 음식,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스 및 과로를 삼가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 면류, 빵류, 커피류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한방차를 마셔서 증상 관리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음액(陰液)을 공급해주는 구기자차, 하수오차, 마차가 좋다.
사진=강동경희대한방병원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