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으로 지목된 최순실의 친부 故최태민이 만든 영생교의 현혹 수법은 '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태민은 기독교 불교 천도교 사상을 혼합한 ‘영세계(靈世界)’ 교리를 만들어 설파한 사이비교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가 27일 월간 현대종교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태민은 태몽(胎夢)이나 현몽(現夢) 경험자들을 초청하는 내용이 1970년대 홍보전단에 포함돼 있으며, 꿈을 이용해 박근혜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보전단 ‘영세계에서 알리는 말씀’은 16절지 크기의 안내문이다. 전단은 최씨가 1973년 5월 13일 ‘영세계 교리’를 선포하고 두 달 뒤 제작된 것으로 ‘조물주의 성자와 선택된 인재를 찾아 모시고자 한다’고 소개됐다.
이 전단은 국제종교문제연구소(현대종교 전신) 고(故) 탁명환 소장이 사이비 종파 실상을 수집하던 당시 대전에 갔다가 최씨에게서 직접 받은 것이라고 현대종교는 밝혔다.
최씨는 전단에서 영세계 교리를 바탕으로 국가 미래상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찾는 사람들의 6가지 부류를 제시했다. ▲조물주의 역군으로서 인류를 위해 앞장서실 분 ▲태몽을 받고 출생하신 분 ▲현몽을 받고 계시는 분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고 계시는 분 ▲신앙 없이 방황하시는 분 ▲신이 들렸거나 신이 쏠려있는 분을 지칭하며 찾아오거나 상담을 받으라고 적혀있다.
특히 '꿈'은 이단 사이비 단체 교주들이 써먹는 단골 수법이다. 최씨는 당시 모친 육영수 여사를 잃고 퍼스트레이디가 됐던 큰 영애(박근혜)에게 편지를 써서 육 여사가 꿈에 나타났다는 현몽을 들먹이며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최씨는 74년 무렵 서울에서 활동한다. 그 당시 태자마마란 이름으로 무속행위를 벌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러다 목사로 둔갑해 75년 3월 6일 박근혜를 처음으로 만난다. 이어 4월 29일 자신의 심복들을 중심으로 대한구국선교회(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개칭)를 설립한다.
한 이단 전문가는 “박근혜 대통령은 큰 영애 시절, 교주 최태민을 맹신한 전형적 케이스로 볼 수 있다”며 “지난 25일 대통령 사과발언에서 언급한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은 최태민에서 최순실까지 이어진 종속과 맹종의 40년 세월로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