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와 함께 국정 농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앞둔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이 대포폰을 사용해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30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출석 전인 지난 26일 안 전 수석이 차명 휴대전화로 아내에게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안 전 수석이 회유하려 했음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해당 문자메시지는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등 내용이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안 전 수석이 지난 24일에도 재단 직원을 통해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셨다. 안전한 번호라고도 하셨다"며 따로 전화번호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전 사무총장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아 대기업을 상대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고 폭로하고 지난 2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안 전 수석이 내부고발자인 정 전 사무총장의 출석을 앞두고 수차례 연락을 시도한 것이다.
한편 정 전 사무총장은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최씨가 재단 운영과 기획을 모두 총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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