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인권침해 논란' 김성근 감독, '주사 등판' 거부 권혁에 "자비로 수술하라"

입력 : 2016-11-01 15:36:35 수정 : 2016-11-01 15: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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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인권 침해' 논란에 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 '주사 맞고 등판'을 거부한 투수 권혁에게 "자비로 수술하라"는 보복성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엠스플 뉴스는 "김 감독이 다수의 소속팀 부상 선수들에 재활이나 수술 대신 주사를 맞고 계속 뛸 것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감독의 일방적 지시를 따르지 않는 선수에겐 각종 보복성 규제가 가해졌음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권혁은 8월말 팔꿈치 고통을 호소했고, 9월초 수술하기로 계획이 잡혀있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어쩐 일인지 수술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되레 차일피일 미뤄졌다"며 두 달 가까이 지난 10월 말 수술이 이뤄졌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권혁에게 무통주사(대포주사)를 맞으면서 1군에서 던질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권혁은 "주사까지 맞으면서 던질 몸이 아니다"라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구단 관계자는 "선수의 수술은 선수 담당 의사와 구단의 판단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그러나 한화에선 이 모든 결정을 언제부터인가 감독이 한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권혁이 한화 선수들이 매번 가는 일본 병원을 가길 바랐다. 하지만 권혁이 한국에서 수술과 재활을 하겠다고 하자 김 감독은 "자비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게 됐다.
 
관계자는 "이 말을 전해 들은 권혁은 놀라는 눈치였으나 '지비 수술'을 결심한 것 같다"며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반대가 극심해 결국 구단이 수술비를 부담하게 됐다. 여전히 몇몇 선수들은 권혁이 자비로 수술했다고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2년 전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선수단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하지만 2년간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15년 4월 이태양(팔꿈치), 8월 송광민(팔꿈치), 9~10월 최영환(팔꿈치), 10월 윤규진(어깨), 배영수(팔꿈치), 이동걸(무릎), 2016년 3월 임준섭(팔꿈치), 6월 에스밀 로저스(팔꿈치), 7월 안영명(어깨)도 수술자 명단에 올랐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들려오던 김 감독의 인권 침해 사례가 하나씩 드러나게 되면서 한화팬들의 주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엠스플뉴스는 김 감독이 2군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숙소 규율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군 선수단 합숙소에 내려온 '공지사항'에는 월 1회 외박, 휴일 외박 금지, 수십만원의 벌금 등 군대보다 심한 규정이 선수들의 운동 의욕을 떨어뜨렸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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