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금비' 허정은, 누가 그를 어리다고 얕보나

입력 : 2016-11-17 1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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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은. 사진='오 마이 금비' 방송 캡쳐

어리다고 얕볼 수 없었다. 배우 허정은이 첫 방송부터 타이틀롤의 묵직함을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6일 첫 방송된 KBS2 '오 마이 금비'에서는 누구의 아역도 아닌 열 살 유금비 역으로 등장한 허정은이 한 시간 동안 화면을 장악하며 모휘철 역의 오지호와 부녀 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이날 방송에서 유금비는 학교에 다녀왔으나 텅 빈 집 안에 홀로 남겨졌다. 유금비는 아주 잠깐 당황했으나 익숙하게 바로 즉석밥을 데우고 화투패로 점을 치고 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이별수가 있었네"라며 이모의 이별을 덤덤히 정리하는 등 아이답지 않은 깊은 눈빛으로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 자라온 열 살 꼬마의 다사다난함을 표현해냈다.
 
특히 첫 회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사기꾼 아빠 모휘철에 맞서는 유금비의 당찬 자세였다. 애매한 관계 탓에 아저씨라고 부르자 모휘철은 "그럼 나 니 아빠 아니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금비는 "안 잡혀가려면 사실대로 말해야지"라며 구치소 쪽으로 당당하게 걸어갔고, 당황한 모휘철이 유금비를 번쩍 들어올리자 "유괴범이야"라고 소리치며 심상치 않은 첫 대면을 알리기도 했다.
 
또 "제사를 안 지내면 조상님이 쫄쫄 굶는대"라는 고강희(박진희)의 농담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엄마의 제사상을 준비하는 모습은 겉으로는 성숙해도 그래도 아직은 열 살의 순수함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이처럼 허정은은 사기꾼 아빠에 밀리지 않은 강한 배짱과 까칠한 아빠의 모습에도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등 열 살로 보기 힘든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며 '아역'이란 말을 무색케 만들었다.
 
아동 치매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리는 '오 마이 금비'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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