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시험장에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응원 팻말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도 17일 수능대학검정능력 시험은 진행됐다.
이날 오전 전국 고사장 앞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응원이 이뤄졌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재치 있게 패러디한 팻말들이 잇따라 수험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 창덕여고 재학생들은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풍자했다. 이날 오전 송파구 가락고 시험장 앞에 나타난 후배 학생들은 '우주의 기운을 모아 수능대박~!'이란 글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박 대통령이 평소 즐겨 쓴 '우주' '기운' '혼' 등 종교적 단어를 패러디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앞에서는 서문여고 1,2학년 학생들도 '이러려고 대박났나, 만족감 들어'라는 문구로 선배들을 응원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 든다"라고 말한 것에 착안한 것이다 .
전북 전주 기전여고 앞에는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퀴즈 팻말'도 출현했다. '2016년 헬게이트 시험'이란 제목의 이 팻말은 최씨가 좋아하는 동물은 '닭', 그의 딸 정유연(20)씨는 '말'을 좋아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부녀의 최종학력은 각각 '청와대 자퇴', '곧 중졸' 이라던가, '최씨 부녀가 싫어하는 동물을 '개, 돼지''라고 해 교육부 고위관료의 '민중은 개, 돼지' 발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재수 없음" "찰싹 붙어버려" "원하는 大로 가버려" 등 센스가 넘치는 응원 문구가 긴장되고 딱딱한 시험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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