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서 무죄 선고

입력 : 2016-11-17 14: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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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뉴스 제공

법원이 강압수사 논란을 빚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고인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 노경필)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모(32)씨에 대한 재심에서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점,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 점 등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다”면서 "10여년 전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부가 최선을 다해서 재판을 진행했겠지만 충분한 숙고를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쯤 발생했다.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사 유모(당시 42세)씨가 자신이 몰던 택시의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유씨는 사건 발생 직후 무전으로 “약촌 오거리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동료에게 알렸다. 유씨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그날 새벽 3시 20분께 숨졌다.

수사를 맡았던 익산경찰서는 사건 발생 사흘 뒤 최초 목격자이자 인근 다방에서 오토바이를 타며 배달 일을 하던 최모(32·당시 16세)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발표와는 달리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옷과 신발에서는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진행됐고 최씨는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지난 2001년 2월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받았고 2010년 9년 7개월 만에 석방돼 2013년 3월 재심을 청구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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