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일 정권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일부 혐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또 다시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최순실(60·구소기소) 씨 등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차 씨 공소장에 최순실 씨가 소유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 등의 광고 일감이 몰리도록 한 차 씨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를 적으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판단했다.
차 씨 공소장서 적시
한·아세안 정상회의 관여
일감 챙긴 혐의도 포함돼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박 대통령이 안종범(57·구속기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봤다.
이에 안 전 수석은 KT 회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라며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차 씨가 최순실 씨 등과 함께 옛 포스코 광고계열사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다 실패한 혐의(강요미수)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개입 정도가 '공범'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차 씨가 201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관여해 일감을 챙긴 혐의(본보 10일 자 2면 보도)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2014년 11월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 및 문화행사'의 총괄감독으로 임명된 차 씨가 30억 원 규모의 용역사업을 지인이 재직 중인 회사에게 주고,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 중인 '엔박스에디트'가 다시 영상물제작 부분 용역을 맡는 식으로 2억 86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적시됐다.
또 일하지 않은 부인과 부친 등을 직원으로 올려놓고 올해까지 10년에 걸쳐 10억 원의 '공짜 급여'를 가로챈 혐의와 함께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인 아우디와 레인지로버 리스비 6000만 원을 충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차 씨와 함께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비롯해 김영수 포레카 대표이사,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 김경태 모스코스의 사내이사를 재판에 넘겼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