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수사 급물살, 다음 타깃은 누구?

입력 : 2016-12-04 23:01:53 수정 : 2016-12-06 10:50:2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구속한 데 이어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의 계좌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영복 게이트'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부산 동래구)과 그 가족, 측근의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수사와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이 수사 선상에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이진복 의원 계좌 압수수색
가족·측근 계좌도 조사
현역의원 첫 수사 대상 올라

3선 의원인 이 의원은 엘시티 시행사 회장이자 엘시티 비리의 '키맨' 이영복(66·구속 기소) 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 씨와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검찰이 현역 국회의원의 계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이 이 의원이 엘시티 사업 추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의원은 엘시티 사업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범죄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를 추적할 수는 있겠지만 이 단계에서 실명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이영복 씨의 광범위한 로비가 현 전 수석 한 명에 그치지는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검찰이 이 씨의 비자금 용처 수사를 위해 이 씨의 차명·법인 계좌와 주변 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정·관계 인사가 연루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계속된 압박에 이 씨가 '자물쇠' 입을 열거나, 현 전 수석 수사 과정에서 또다른 현역 의원의 이름이 나올 수도 있다.

엘시티 수사 초기부터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되는 정치인으로는 엘시티가 사업권을 따낼 때부터 각종 인·허가를 통과할 당시 단체장을 지낸 부산시 전 최고위직과 또다른 현역 새누리당 의원이 있다. 이들은 인·허가 과정이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엘시티 사업과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 씨의 연관성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두 사람이 같은 계원인 사실이 드러나 최 씨가 엘시티 시공사 선정에 입김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영복 씨의 아들이 대표로 있던 VR(가상현실) 업체가 올 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 콘텐츠를 선보이고 올 10월 대통령과 함께한 VR 행사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