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자연별곡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지불해야 할 임금 84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이랜드파크 전국 매장 360곳을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한 결과 대규모 임금 미지급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조퇴 처리'를 하고,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쪼개 기록하는 '임금 꺾기'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용부는 애슐리 15개 매장을 감독해 다수의 법 위반을 확인한 후 근로감독 대상을 이랜드파크 21개 브랜드 직영점 360곳으로 확대했다.
감독 결과 이랜드파크는 모두 4만 4천360명 근로자에게 83억 7천200여만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체불한 내용을 보면 휴업수당 미지급 31억 6천900만원, 연장수당 미지급 23억 500만원, 연차수당 미지급 20억 6천800만원, 임금 미지급 4억 2천200만원, 야간수당 미지급 4억 800만원 등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근로자를 일찍 퇴근시킨 경우에는 약정한 종료시간까지 평균 임금의 70% 이상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랜드파크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또 기간제법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등 단시간 근로자라 하더라도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한 경우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연장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지급하지 않았다.
1년 미만 근속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하지만, 이랜드파크는 유급휴가를 주지 않고 수당을 미지급했다.
오후 10시 이후 근로시간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 지급해야 하는 '야간수당'도 지급하지 않았으며, 사용자에 의한 교육시간이나 분 단위 근로시간 등에 대해서도 줘야 할 임금을 주지 않았다.
이 밖에 18세 미만 근로자의 고용부 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야간근로, 근로계약서에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사항 누락, 휴게시간 미부여, 연소자 증명서 미비치 등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위반 사항 중 임금체불에 대해 시정지시 없이 곧바로 법인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보강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 연소자 증명서 미비치, 근로조건 서명명시 위반,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의 법 위반 사항에는 과태료 2천800여 만원을 부과했다.
고용부는 법 위반 시정 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추가 제보나 신고 등이 있으면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내년에는 청소년들이 최저임금 미지급이나 임금체불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상시 신고센터를 신설, 모니터링을 확대하겠다"며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에 대한 사업장 근로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이랜드가 아르바이트 임금을 쥐어짜서 이익을 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랜드그룹 차원에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고용부 조사 결과에 따라 보상할 부분은 보상하고, 개선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며 "향후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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