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가 21일 오전 공식 회의를 통해 분당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박계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유승민 카드'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등 비박계 의원 15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향후 진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오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방안은 분당"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우리의 움직임을 구체화하기 위해 내일(21일) 오전 7시 30분 회의를 시작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어 "비주류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유승민 의원을 추천 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 등 친박계에서 이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의원을 포함해 (내일 오전) 많은 의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공식 회의로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후 신당 창당이 논의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황 의원은 "내일 그 논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비박계 추천 인물로 비대위원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비박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으나 "2~3일 더 기다려 보겠다"며 결정을 미룬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유 의원이 '내가 꼭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하는지' 저한테도 설명 해주시고 의원들께도 설명을 요청드린다"면서 "얘기를 들어보고 이 분 말고는 비대위원장을 맡을 분이 없구나, 해야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 의원은 "제게 의총에 나와서 정견발표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유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말한 '2~3일'에 대해선 "그 때까지 다른 의원들과 이야기 해보고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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