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한국 게임시장까지 파고드는 중국산 '짝퉁게임'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조속한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 '트리오브세이비어, '여신의 키스' 베낀 中게임 한국 진출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국산 게임 '로스트테일'에 이어 올 크리스마스를 기해 출시된 '클래시오브걸스'가 짝퉁게임 논란에 휘말렸다. 각각 넥슨의 '트리오브세이비어', 플레로게임즈의 '여신의 키스'를 불법복제했다는 의혹에서다.
 
우선 넥슨은 '로스트테일'이 현재 자사가 준비중인 모바일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를 그대로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임이 배경이 되는 공간 디자인부터 캐릭터, 몬스터 등을 그대로 붙여 넣은 사실상 '카피캣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로스트테일'이 중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국 유통사와 손잡고 국내 론칭 일정을 내년 1월 말로 확정 지은 만큼 본격적인 소송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넥슨의 '트리오브세이비어(상)'와 넥스트무브의 '로스트테일'

사실 '로스트테일'은 지난 7월 중국 개발사 핑신스튜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이 게임의 플레이 영상을 처음 공개한 직후부터 '트리오브세이비어'와의 유사성 논란에 휩싸여왔다. '트리오브세이비어' 특유의 맵 배경과 캐릭터, 스킬 효과 등이 복사 수준으로 적용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로스트테일'의 국내 서비스를 맡은 넥스트무브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캐피캣 논란도 사실과 다르고, 사전에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넥스트무브 관계자는 "중국 개발사 측으로부터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을 명확히 받았고, 또한 관련하여 전문가의 자문도 완료된 상황"이라며 "국내 출시를 준비하면서 현지화 과정을 거쳐 게임 이용자들이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치고 빠지기式 전략에 속수무책…내년 1월 개정법 시행 '약될까'
 

플레로게임즈의 '여신의 키스(좌)'와 터칭퓨쳐테크의 '클래시오브걸스'

'에브리타운'으로 유명한 플레로게임즈 역시 지난 9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자체개발작 '여신의 키스' 중국산 짝퉁게임의 한국 진출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수개월 간 공들여 만든 '여신의 키스'의 주인공 캐릭터 정이영이 최근 중국개발사 터칭퓨쳐테크가 내놓은 '클래시 오브 걸스'의 대표 캐릭터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정황을 포착한 것.
 
실제 이 게임의 이용자 리뷰를 살펴보면 '도용 종합 선물세트'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여신의 키스' 외에도 중국의 유명 미소녀 모바일게임 '소녀전선', 'Zgirls' 캐릭터와 게임성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지적들이 많다.
 
플레로게임즈 관계자는 "중국개발사들의 이 같은 이미지 무단 도용에 대해서 무척 당혹스럽다"면서 "현재 구글에 신고요청을 한 상태다. 게임 앱을 수정 또는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인 재제 또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게임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행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IP 원저작자의 재산상의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늘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대로 넘어오면서 IP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죽 쒀서 개 주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저작권법의 한계 탓에 게임 저작권 침해 여부를 다투기란 여간 쉽지 않다.
 
게다가 모바일게임의 인기 수명이 짧은 점을 악용, 단기간 동안 반짝 수익을 낸 뒤 항의가 들어오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식의 '얌체 영업'을 하는 IP 침해 게임도 부지기수다.
 
앞선 5월 넷마블게임즈도 '스톤에이지'를 베낀 '몽환석기', '올레올레' 등 30여개의 중국산 짝퉁게임을 발견하고, 우선적으로 '몽환석기'에 대한 법적조치를 강행했다.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양사는 법정다툼을 진행중이다.
 
다만 지난 7월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짝퉁게임으로부터 국산 게임의 지재권 보호를 위해 발의한 게임법 개정안이 지난달 대안으로 통과, 내년 1월1일 시행을 앞두면서 향후 관련 피해가 개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개정안에서는 게임물의 지식재산권을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운영합리화 등에 관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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