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낙하산 인사 종용을 폭로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기춘 전 실장이 '방송인 자니윤을 한국관광공사 상임 감사로 임명하라'며 낙하산 인사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나흘 뒤 자니윤을 직접 만나 관광공사 감사가 아닌 홍보대사를 제안했다"며 "자니윤도 이를 받아 들여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김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자 김 전 실장이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자꾸 쓸데 없는 짓을 하느냐. 그대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청와대를 거쳐 인사 청탁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김 전 차관이 청탁한 인사에 대해 청와대 공직인사위원회에서 통과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거절했는데, 김 전 차관이 '그건 내가 해결하겠다'고 답했다"며 "이후 김 전 실장이 또 같은 인물에 대한 인사 청탁 전화를 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전 차관이 최순실에게 얘기했고 이 말이 누군가를 통해 김 전 실장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평소 김 전 차관은 '김기춘 실장이 내 배경이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유 전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담화가 나온 다음날 김 전 실장이 낙하산 인사를 지시한 것이 된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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