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커스뉴스 제공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선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대통령 경호상 비밀의무를 내세우며 증언을 회피하거나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다 헌재 재판관들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12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제4차 변론에 출석한 이 행정관은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 소추위원 측이 최순실씨의 청와대 출입에 대해 질문하자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행정관은 "최순실이나 기치료 아주머니 등 속칭 보안손님을 데리고 (청와대로) 들어온 적이 있냐"는 질의에도 "업무 특성상 (청와대) 출입과 관련해서는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고, 계속된 질문에도 "보안 관련된 사항"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비공식 업무'와 관련해 "기 치료 아주머니 이상없이 모셨습니다" 등 최씨와 빈번하게 문자 연락을 했냐는 질의에도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된 국회 측 추궁에 "정확히 기억을 못 하지만 아마 그랬던 것 같다"고 마지못해 시인했다.
 
이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은 직무상 비밀이 아니다"라며 "그 사실로 증인이나 증인의 가족이 형사처벌을 받게될 위험이 있는 것도 아니니 증언을 거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한철 헌재 소장도 "형사소추의 위험이 없고 국가 안보에 관계된 사항이 아니면 증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행정관은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할 경우에 경호실 관련 법률을 위배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관들은 탄핵심판 사건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진술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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