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조난, 의문의 시체,유일한 목격자. 범상치 않은 느낌의 키워드로 가득찬 MBC 새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이 시청자들을 아슬아슬한 섬으로 초대한다.
'미씽나인'의 제작발표회가 1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골든 마우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정경호, 백진희, 오정세, 최태준, 이선빈, 박찬열, 최병길 PD가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최병길 PD는 "상당히 거대한 작품이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녹아있지만 짧은 말로 요약하면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한때 잘 나갔던 밴드 드리머즈의 리더였지만 어느 순간 '생계형 연예인'으로 전락한 서준오 역의 정경호는 "색다른 소재의 드라마인것 같아서 신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드라마 내에서 점점 변해가고 성장하는 준오의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 PD는 "매니저한테만 의존하던 준오가 '극강의 무쓸모' 캐릭터로 나오는 그림은 기존에 정경호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는 점에서 '미씽나인'은 비슷한 설정을 다룬 미국 드라마 '로스트'를 떠올리게끔 한다. 하지만 최 PD는 무인도에 표류되는 기본적인 틀 외에는 공통 분모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로스트'는 섬 자체에서 나오는 여러 군상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미씽나인' 속 섬은 현실 세계를 잠시 떨어져서 바라보게 만드는 장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은 섬에 떨어지기 전 겪었던 어떤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섬에 고립되는 설정을 넣은 것은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한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로스트'와 다른 점을 덧붙였다
'미씽나인' 이전에 방송된 '역도요정 김복주'는 작품적인 측면과는 별개로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곧 시작하는 타 방송사 경쟁작과의 시청률 대결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정경호는 "제가 여태껏 찍었던 드라마를 돌이켜봤는데, 오히려 좋은 선배님들과 경쟁한 작품일수록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백진희는 "2017년을 여는 첫 수목드라마인만큼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모든 스태프들이 이렇게 고생을 많이 하고 배려하는 현장이 별로 없는데 웃으면서 촬영을 잘 마쳤으면 한다"면서 "작품 속에 모든 요소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보시다 보면 남다른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드라마의 특징을 말했다.
'미씽나인'의 포스터를 보면 모든 인물들이 의미심장하고 숨겨진 사연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있다. 이에 다소 무겁게만 나타날 수 있는 극의 분위기가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작진은 미스터리적인 요소 외에도 다양한 느낌을 통해 한가지 장르에 고착되지 않을 것임을 언급했다.
최 PD는 "티저 영상을 오늘 처음 봤고, 아직 1,2회 편집이 끝나지 않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하이라이트 영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거운 소재이기는 하지만 초반만 보면 티저 영상을 통해 확인했던 작품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밝은 느낌이 많이 묻어난다"며 "재난물 이전에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내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재난물인만큼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두고 만든게 아니냐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특정 사건과 연관을 두기보다는 재난을 맞닥 뜨렸을때 나오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데 신경썼다.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탐구를 다루는 드라마다"며 "어떤 시각에 대해 옳고 그르다고 집어서 말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표류된 사람들의 생존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은폐된 진실,사회 각층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그려낸다. 그동안 공중파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색다른 장르와 묵직한 주제 의식을 통해 다가오는 '수목극 대전'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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