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72) 삼성미술관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한다.
삼성문화재단은 6일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홍라희 관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후임은 미정이다.
홍 관장은 지난달 17일 장남인 이 부회장이 구속되자 “참담한 심정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뜻을 주위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년째 와병 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까지 수감된 상황에서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관장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미술계 안팎의 분석이다.
홍 관장은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으로 시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지난 1995년 1월 취임했다.
홍 관장은 200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았다. 그는 재력과 인맥,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의 여파로 리움 및 호암미술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인 2011년 3월 복귀한 바 있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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