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인용 헌재 "직권남용…세월호는 소추 대상 어려워"

입력 : 2017-03-10 12:01:42 수정 : 2017-03-10 15: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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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뇌물수수, 직권남용 혐의 등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를 설명하고 "대통령직을 파면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피청구인(박대통령)은 정호성을 통해 지난해 4월 경까지 각종 인사, 국무회의 자료 등 공무상 기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최순실)에게 전달했다"며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직접 관여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최서원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부 문건까지 전달받았다"며 "이는 국가 기밀에 대한 비밀 엄수를 위반하는 행위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의 이같은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공정한 공직자 윤리를 위배한 것이다"며 "최서원의 이권을 위해 기업의 재산과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이 권한 대행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해 공익의 실현을 규정하고 있다는 헌법을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수많은 의혹들을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왔다. 결국 국민들의 신임을 위배한 것으로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헌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직무유기 책임에 대해서는 탄핵심판 소추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헌법상 대통령 의무를 성실하게 해야한다는 것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이고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를 위반했다는 것으로 탄핵을 소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한편 탄핵 결정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92일 만에 이뤄졌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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