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우동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을 학생들에게 기부하고 사망한 ‘우동 할머니’ 김복순 씨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이 만들어진다.
경희대는 11일 매학기 2명씩 장학생을 선발해 한 학기에 150만원을 수여하는 ‘김복순 장학기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사망한 김 할머니와 경희대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김 할머니는 경희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아 회복했다. 이후 전 재산인 빌라(당시 시가 2억 7천만 원 상당) 기증 약속을 하고, 2002년에는 현금 8천800만 원을 경희대에 기부했다. 또 경희의료원과 맺은 사후 기증 약속에 따라 시신까지 의료 실험용으로 기증했다.
이번 장학생으로 선발된 김혜진(아동가족학과 4학년) 학생은 “장학금을 신청하면서 할머니의 사연을 찾아보게 됐는데 이런 장학금을 받으면 쉽게 쓰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나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더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지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캠퍼스 본관 소회의실에서 장학기금 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 할머니의 둘째 딸이 참석한다.
생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온 김 할머니는 고향인 거제도 창호초등학교에 책상, 걸상을 비롯한 용품을 기부해 거창군 교육장 표창도 두 번 이나 받았다. 뿐만 아니라 50여 년 전부터 고아였던 어린 아이 3명을 자신의 딸로 거둬 성인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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