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막론한 '프로지식러'들이 시청자들을 붙잡고 딱히 쓸데는 없지만 듣고 있으면 신선하고 유익한 수다 여행을 떠난다.
tvN 새 예능프로그램 '알뜰하고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기자간담회가 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나영석 PD, 양정우 PD, 유희열이 참석했다.
'알쓸신잡'은 세상 온갖 화두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은 사석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지식에 대한 희열을 맛볼 수 있도록 잡하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전문가들은 뇌가 섹시한 '인문학 어벤저스'라고 할 만하다. 먼저 매의 눈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감성변태' 유희열이 수다박사 역할을 맡는다. 그는 유쾌한 아재 박사들 사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입담을 펼쳐낸다.
정치, 경제, 법, 역사, 음식 등 모르는 게 없는 이 시대 지식인 유시민은 '잡학박사'로서 박사들 사이의 무게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끝 없이 분출되는 지식의 화수분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낼 예정이다.
'미식박사'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음식 하나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소설가 김영하는 '문학박사'로 현시로가 허구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러로 등장한다. 뇌과학자 정재승은 '과학박사'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흥미로운 출연진이지만 주제가 '인문학'이다보니 진입장벽이 높거나 재미를 느끼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강한 자심감을 내비쳤다.
먼저 유희열은 "인터넷에 있는 포스팅 내용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이 분들은 모르는게 없다"면서 "각 분야별로 여행 서적 네 권을 가지고 간 기분"이라고 비유해 흥미를 돋웠다.
이어 나PD가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은 "어제 장어 먹었어"라고 누가 말을 하나 꺼낸다. 그러면 황교익이 "장어는 4종류가 있다"면서 말을 잇는다. 그러면 김영하가 "장어가 꿈틀거리기 때문에 남성 정력의 상징이 됐을 것"이라고 받고, 정재승은 "장어의 생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후 유시민은 "장어는 유럽에서는 이런이런 이미지"라며 외연을 확대한다.
단어 하나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넓히다보니 이들은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수다를 떤다. 유희열은 "오전 6시에 시작해서 밤 12시에 녹화가 끝나서 나는 뻗었다"면서 "그런데 네 분은 두세시간 더 이야기하시더니 '못한 이야기는 다음에'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렇다고 자신의 분야에만 국한되는 지식들은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의 전문분야보다 '옆의 것'을 탐낸다는 후문이다. 나PD는 "유시민은 음식에 엄청 집착한다. 알고 싶어하고 자랑하고 싶어하지만 황교익에게 혼난다"더니 "그런데 황교익은 맛 평가는 안 하고 문학에 관심이 크다. 정말 잡학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나PD의 프로그램 중 비교적 새로운 포맷이기에 시청률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그는 "사실 양PD의 기획이고 저는 살짝 치고 분위기 봐서 빠지려고 했다"고 농담을 꺼냈다. 이어 "그런데 촬영하고 편집하고 방송에 가까울 수록 (인기에 대한)확신이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나PD가 자신에게 대기실에서 했던 이야기로 '알쓸신잡'에 대한 자신감을 갈음했다.
"나PD가 저에게 '형 대표 예능이 뭐 있지?'라고 묻더라고요. 그러더니 '내가 대표작 하나 만들어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
'알쓸신잡'은 오는 2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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