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내외가 국정운영을 점성술에 의지했다는 의혹이 재조명됐다.
4일 오전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미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1981~1989년)과 아내 낸시 레이건이 일거수일투족을 점성술사 조앤 퀴글리에 의존했다는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레이건 행정부의 재무장관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도널드 리건의 회고록에는 레이건 대통령과 낸시 레이건이 국정운영을 점성술사 조앤퀴글리에 의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앤퀴글리는 별자리를 이용해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이 책에 따르면 낸시 레이건은 로널드 레이건의 '저격사건' 이후 조앤 퀴글리를 맹신하게 됐다고 한다. 레이건 부부가 백악관에 입성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1년 3월 30일 레이건이 차에 오르다 총에 저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저격 사건이 있던 당일 낸시 레이건은 조앤으로부터 레이건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라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공교롭게도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아 죽을 뻔한 위기를 겪은 것이다.
이후 낸시 레이건은 모든 일을 조앤에게 의지하게 됐다. 국정운영 또한 그녀의 말을 따랐다고 한다. 영부인은 그녀에게 매달 3천 달러의 의뢰비를 줬고, 백악관 내 직통 전화도 따로 두고 모든 일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심지어 1985년 레이건 대통령의 결장암 수술날짜까지 조앤의 의견에 따랐다. 대통령 전용기 이착륙까지도 조앤 없이 불가능 했다고 한다.
또 조앤 퀴글리는 인터뷰를 통해 20여 년간 레이건 부부를 위해 점성술을 해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정운영에도 관여해왔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소련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바꾸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영부인의 개인적인 취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명확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은 채 레이건 부부는 백악관을 떠났다.
이후 1989년 낸시 레이건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레이건 대통령의 저격 사건 이후 일정 이동 시간과 장소에 대한 자문만 구해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듬해 조앤 퀴글리 역시 회고록을 내고 그간 자신이 국정운영에 큰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주장과 의혹만 남긴 채 사건 당사자들은 세상을 떠났고, 아직까지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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