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을 호소하는 연령대가 중년에서 젊은 층으로 점차 낮아지면서 허리 건강에 대한 전 연령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척추 질환은 보통 퇴행성 변화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10~30대에서도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바르지 못한 자세를 유발, 척추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개운해야 할 아침마다 허리가 뻣뻣하다면? '강직성 척추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48명이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료를 받았다. 그 중 30대가 인구 10만 명당 94명으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10만 명당 69명이었으며 20대는 10만 명당 61명으로 나타났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겨 점점 허리가 굳는 병이다. 특별한 외상 없이 기상 후 3시간 이상 허리 뻣뻣함이나 골반 통증이 있고, 3개월 이상 증세가 지속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와 엉덩이 관절뿐 아니라 무릎 관절이 붓거나 발꿈치, 갈비뼈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라면 약물 및 물리치료로도 척추 강직이나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척추 관절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맨손 체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시 치료 효과는 더욱 좋아진다. 또 일상에서 목과 허리를 항상 꼿꼿하게 세우는 등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병원장(신경외과전문의)은 "초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대가 굳어 허리를 굽힐 수 없을 정도로 뻣뻣해질 수도 있다"며 "젊은 남성이 허리와 골반 통증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경우, 가족 중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가벼운 증상이라도 병원을 찾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 하이힐 자주 신는다면 '척추전방전위증' 유의해야
척추전방전위증은 노화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으나, 과도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하이힐 착용으로 인한 충격, 누적된 스트레스 등으로 척추 뼈 사이의 고리에 금이 가며 발생하기도 한다.
젊은층의 척추전방전위증 뒤에는 척추분리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척추뼈를 연결하는 고리가 끊어져 척추뼈가 앞으로 미끄러지는 경우로 척추분리증으로 인한 척추전방전위증은 대개 2030 젊은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척추가 노화되어 굳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척추가 불안정해 흔들리거나 앞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거의 사라진다.
척추뼈가 앞으로 미끄러졌다고 해서 증상이 다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조금 미끄러지면 허리가 뻐근한 정도지만 분리증으로 생긴 전방전위증은 요통은 물론 다리, 종아리, 발까지 통증이 오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척추뼈가 밀리면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바른 자세와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이다. 우선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을 되도록 피하며,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할 경우에는 엉덩이를 의자 끝까지 넣어 바른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의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며, 허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체중을 조절해야한다.
◆ 성장기 10대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측만증' 불러
척추측만증은 성장기인 10대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척추측만증 진료 인원 11만 3천 명의 44.4%(5만 848명)가 10대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일직선으로 뻗어야 하는 척추가 뒤틀리면서 S자로 휘는 것으로, 초기에는 외형적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진행되면 휘어진 척추로 인해 한쪽 어깨가 처지거나 등이 비틀린 상태로 굳어지고, 만성 요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는 신경이나 근육에 이상이 있을 경우, 선천적으로 척추가 휘어지기 쉬운 구조일 경우에 생기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자아이에게서 심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키가 자라는 시기인 사춘기 동안에 집중적으로 나빠진다. 20도 미만의 척추측만증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측만증 체조를 열심히 하면서 관찰한다면 대부분 큰 문제가 없다. 운동을 하면서 척추 주변의 근육을 꾸준히 발달시켜 주는 게 좋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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