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한 인질범 3형제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과 100명의 유쾌한 인질들이 '웃음 폭탄'을 들고 찾아온다.
2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로마의 휴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덕희 감독, 임창정, 정상훈, 공형진이 참석했다.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지만 다소 엉뚱한 삼형제 인한(임창정), 기주(공형진), 두민(정상훈)이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도망가다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막힌 인질극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세 명의 인질범과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은 100명의 인질범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웃음을 던진다.
삼형제는 현금수송 차량 탈취에 앞서 러시아 무기상들에게 소총을 구입한다. 이를 위해 막내 두민이 초급 러시아 회화 책을 들고 가 '총알 좀 더 달라'는 형의 주문과는 달리 "스바시바"(안녕)라고 엉뚱한 말을 꺼낸다. 그런가 하면 인질들 중고생이 껴있자 "학교 빼먹으면 안 돼"라며 가장 먼저 풀어주기도 한다.
100명의 인질들은 공포스러운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방만큼이나 편하게 인질범과 생활한다. 함께 고스톱을 치고, 서로 삼겹살을 구워먹고 소주를 나눠 마신다. 나이트클럽 사장은 인질이 된 상황에 불만을 품었지만 몇대 얻어 맞은 후 바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인다.
이에 대해 임창정은 "대본상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며 "이 감독이 '인질들에게 웃음 포인트를 줄테니 너는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따라갔다"며 코믹 요소는 인질들에게도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언급했다.
동시에 임창정은 인질을 맡았던 연기자들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을 나타냈다. 촬영이 겨울에 이뤄져 자신들은 두터운 옷을 입었지만 그들은 얇게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트장은 실내임에도 입김이 진하게 보일 정도로 추웠다고.
그는 "그분들이 '진짜 인질이 이것보단 편하겠다'고 말하더라"라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더라. 고생이 너무 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정상훈도 "밀폐된 공간에서 이런 상황이라면 인질도 범인도 격없는 사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마의 휴일'은 정상훈에게는 첫 주연작이다. 1998년부터 드라마와 뮤지컬에서 주로 활동한 베테랑 연기자지만 스크린 주인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계속 손에 땀을 쥐고 영화를 봤다는 그는 "내 연기가 만족스러운 건 아닌데 그래도 누가 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소감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공형진은 "최근 큼직큼직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 작품은 가족들과 가볍고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욕이 조금 나오니 양해해달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여름의 막바지 웃음 폭탄을 장착하고 나타난 '로마의 휴일'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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