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이제훈 주연 '아이 캔 스피크', 올 추석 따뜻한 울림 전할 영화가 온다
입력 : 2017-09-06 21:08:49 수정 : 2017-09-07 15:16:13
배우 이제훈 나문희 김현석 감독이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올 추석, 극장가를 따뜻하게 물들일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가 등장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보는 내내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고 가슴 찡한 스토리에 눈물을 훔치게 한다. 배우 나문희 이제훈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구청에 무려 8천 건의 민원을 넣어 '민원왕'으로 불리는 옥분(나문희)과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쎄시봉' 등으로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전한 김현석 감독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옥분과 민재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웃음과 메시지를 조화롭게 버무려냈다.
김 감독은 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나문희 이제훈도 함께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는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이뤄진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 채택을 모티브로 한다. 나문희가 연기한 옥분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소에 강제 동원돼 아픈 시간을 보냈던 인물.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녹여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코믹이 중심인 작품을 많이 했다"며 "메시지와 함께 전하려고 했던 영화는 10년 전에 했던 '스카우트'를 꼽을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담았는데 주목을 받진 못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나눔의 집도 가보고 위안부 할머님들의 수요 집회도 갔다"면서 "알아갈수록 두려웠다.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픈 역사였다"고 털어놨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를 담은 영화는 그동안 '귀향', '눈길' 등 여러 작품에서 다뤄져 왔다. 김 감독은 이 작품들과의 차이점으로 "유쾌한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이려고 했다"면서 "때문에 그 간격을 이질감 없게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극에 등장하는 일반 사람들은 그분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며 "할머님을 옆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옥분과 민재를 연기한 나문희 이제훈의 호흡도 주목할 만 하다. 두 사람은 41세의 나이차를 뛰어넘는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끌어간다. 처음엔 민원을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지만 민재가 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특별한 사제지간으로 얽힌 후에는 누구보다 애틋한 관계가 된다.
이제훈은 나문희와 호흡에 대해 "존경하는 선생님과 연기를 하는 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며 "그런데 오산이더라. 처음 뵀을 때 너무나 따뜻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외람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아들이나 손자처럼 선생님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친할머니 같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나문희는 "이제훈은 너무 똑똑한 배우다"며 "덕분에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화답해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극 중 두 사람은 영어 선생님과 제자로 얽힌 만큼 능숙한 영어 대사 연기를 선보인다.
나문희는 "남편이 영어 선생님이라 도움을 받았다"면서 "이제훈도 나를 많이 도와줬고 막내딸에게도 많이 배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훈은 전작 '박열'에서 선보인 일본어 연기에 이어 이번엔 영어 대사를 소화했다. 그는 "전작에서는 하나도 모르는 일본어를 해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며 "영어는 평소에도 아주 가볍게 쓰니까 익숙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원어민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인물이더라. 그래서 영어 대사를 있어 보이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제 나름대로는 '영어를 하고 있나'라는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네'란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면서 진심이 통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남유정 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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