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의 보물' DAY6, 금요일 밤 하얗게 불태운 '록 스피릿'

입력 : 2017-09-29 23:33:09 수정 : 2017-09-30 2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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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DAY6가 9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록 음악으로 물들였다. 이들은 '록 스피릿'으로 800명 팬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DAY6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백주년콘서트홀에서 'Every DAY6 Concert in October'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올해부터 매달 신곡 발표와 더불어 열리고 있는 투어 공연의 일환이다. DAY6는 매번 공연장 규모를 늘려가며 성장하는 밴드의 모습을 보여왔다.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탄성과 함께 야광봉을 흔들며 DAY6를 맞이했다. 오프닝은 강렬함이 묻어나는 곡들로 채워졌다. 멤버들은 박력 있는 사운드가 돋보이는 '아 왜(I Wait)'와 '어떻게 말해'로 초반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팬들은 후렴구 때마다 우렁찬 떼창을 쏟아냈다.

영케이는 "한 달 만에 다시 만났는데 너무 반갑다"며 "그동안 잘 지냈냐"고 인사를 건넸다. 콘서트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페스티벌 콘셉트로 꾸며졌다. 원필은 "우리도 뭐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페이스 페인팅을 했다"며 팔뚝을 들어보였다. 그는 "오늘 우리의 흥과 끼를 모두 발산할 테니 기대해달라"며 "끝나고 여러분들 입에서 하얗게 불태웠다는 말이 꼭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주년콘서트홀은 전체 객석수가 800석인 소규모 공연장이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 덕분에 DAY6와 팬들은 더욱 가까이서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또 이번 콘서트는 전과 달리 좌석이 마련됐다. 성진은 "앉아서 보니까 편하겠지만 나중에 일어나서 같이 소리쳐달라"고 당부했다. 


전체 3분의 1에 이르렀을 무렵 '예뻤어'와 'Congratulations'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순서가 이어졌다. 잔잔한 피아노, 기타 연주를 타고 흐르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팬들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흔들며 아련한 감성에 취했다.

그 순간 작은 나무판으로 연결된 'MY DAY'라는 문구의 무대 세트가 등장했다. 각각의 나무판에는 팬들이 DAY6에게 보내는 다양한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MY DAY'는 DAY6의 팬클럽 이름. 성진은 그중 "'오빠들 공연을 매번 보러 오느라 통장 잔액이 부족해요'"라는 글을 소개하며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즐기겠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정준일의 '안아줘', 존 레논의 'Imagine'과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메들리 형식으로 소화했다. 보컬이 넷이기 때문에 한 명의 목소리로 들었던 세 곡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원필은 "'Imagine'과 'Don't Look Back In Anger'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즐겨들었던 노래고, 꼭 한번 불러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성진은 "역사적으로 한 획을 그은 밴드 선배들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꿈만 같다"고 했다.

공연 시작 후 1시간이 지나자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케이는 "이제 슬슬 엉덩이에서 땀이 날때가 됐다"며 열띤 호응을 유도했다. 멤버들 모두 자켓을 벗고 열을 뿜어냈다.

'장난 아닌데', '버릇이 됐어', '좋은걸 뭐 어떡해' 등의 곡이 쉴 새 없이 흘렀고, 실내 온도는 점점 올라갔다. 관객들의 함성도 폭발했다. 영케이는 "이제껏 에너지를 숨겨 놓고 있었냐"며 "완전히 딴 사람 같다"고 놀랐다. 

멤버들은 이날 발매한 '누군가 필요해', '그렇더라고요'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누군가 필요해'는 청춘의 외로움을 담은 노래다. 초반 몽환적인 사운드로 시작해 후반부에 터지는 일렉트로닉 기타, 드럼과 성진의 울부짖는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어 펼쳐진 '그렇더라고요'는 누군가를 넘치게 좋아하면 뭐든지 해주고 싶어진다는 로맨틱한 내용과 부드러운 사운드가 듣는 이의 마음을 적신다.

앙코르 순서를 끝으로 140분 간의 DAY6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다. 멤버들과 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쉬움 섞인 눈빛과 목소리를 교환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2PM, 갓세븐, 트와이스 등 아이돌 그룹의 명문 JYP엔터테인먼트가 2015년 록 밴드 DAY6를 배출할 당시 갸우뚱하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이들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이름을 차근차근 새겨나가고 있다. '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애칭까지 받게 된 성진, 제이, 영케이, 원필, 도운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흠뻑 젖어든 금요일 밤이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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