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은 2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간담회(의장 노성태)에서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선임되는 은행장이 직원들의 염원을 모아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사로 전환하고, 아울러 118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은행이 국가 경제발전과 사회공헌의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지속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광구 은행장이 최근의 상황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면서 우리은행 경영의 신속한 정상화를 바라고, 검찰 조사 진행시 성실히 임한다는 생각에서 사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에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상법 제386조에 따라 사임 의사표시를 한 대표이사는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그 권리 의무가 있어 당분간 이광구 은행장은 법적으로 정해진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현재 우리은행의 사내이사는 오정식 상근감사위원을 제외하면 이광구 은행장이 유일하다.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 공채에서 금감원ㆍ국정원 간부, VIP 고객의 추천을 받은 16명이 특혜 채용됐다"며 우리은행 인사부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우리은행은 자체감사에서 "추천은 있었으나 합격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고 잠정 결론 냈지만 금감원은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