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54위, 삼성증권 후원)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준결승에 진출했다.
정현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A조 2차전에서 세계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를 3-0(4-0 4-1 4-3(7-1))으로 꺾었다. 전날 세계 51위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에 이어 루블레프까지 누른 정현은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준결승에 올랐다.
첫 세트를 가볍게 따낸 정현은 두 번째 세트에서도 루블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두 차례 브레이크하며 2-0까지 달아는 등,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세 번째 세트 5번째 게임에서는 상대의 연속된 더블폴트와 스트로크 실수로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2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여섯 번째 게임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지 못해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정현은 타이브레이크 초반 절묘한 포핸드 앵글샷을 터트리며 2-0으로 앞서갔다. 이후 강력한 스트로크로 루블레프를 몰아붙이며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정현은 "점수로만 보면 쉽게 이긴 것 같지만 계속 접전이었다. 매 점수마다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세대 테니스 황제를 가린다'는 취지에서 개설된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ATP 상위 랭커 7명과 대회 개최지인 이탈리아 유망주 1명이 출전하는 대회로 올해 신설됐다.
정현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 대회에 출전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매 세트 4게임을 먼저 가져가는 쪽이 승리하며 40-40에서도 듀스 없이 다음 포인트를 따내는 쪽이 그 게임을 이기게 된다.
A조 4명, B조 4명이 각 조에서 한 차례씩 맞붙는 예선을 거쳐 조 1,2위가 준결승전에 진출한다. 오는 12일 결승전과 3~4위 결정전이 열린다.
정현은 9일 잔루이지 퀸치(세계랭킹 306위,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퀸지는 개최국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 경기는 스카이스포츠가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