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범행을 부인하는 내용의 자필 탄원서를 작성해 충격을 주고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14일 '집중추적, 조두순 돌아온다' 편을 통해 그가 과거 공판 당시 직접 작성한 탄원서를 공개했다.
조두순은 탄원서에서 "술을 마시고 다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술이 깨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짐승도 하지 않는 그런 악독한 짓, 파렴치한 짓을 일삼는 저주받을 인간이 아니다"며 "천인공노할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탄원서에서는 "모든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반듯하게 살아왔다. 아무리 술에 취해도 여자에겐 매너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평판을 들어보라고 썼다. 조두순은 시종일관 무죄를 주장하며 총 7차례에 걸쳐 300장 분량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내용을 본 전문가들은 조두순의 치밀함이 묻어난다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하는 기술이 그럴듯하다"며 "이는 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조두순이 일관되게 '술에 취해있었다'고 주장한 것도 과거의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봤다.
전과 17범인 조두순은 과거 술자리 시비로 옆사람을 폭행해 숨지게 했지만, 만취 상태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나영이 아버지는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조두순의 최후진술 당시 뻔뻔한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두순이 법정에서 '제가 그랬다면 자살하겠다. 애먼 사람 잡아넣지 말고, 지금 그 짐승같은 범죄자가 돌아다닐테니 잡으라'고 했다"며 치를 떨었다.
제작진과 만난 교도소 관계자는 "조두순은 범행에 대해 계속 변명만 했다"며 "통사 시간이 흐르면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하는데 조두순은 그런 게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