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재판장서 짜증 "독일을 다녀 오시던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던가"

입력 : 2017-12-21 07: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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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정 농단의 핵심인최순실씨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와 특검팀과 설전을 펼쳤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삼성 뇌물 사건에 대해 또다시 ‘모르쇠’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삼성의 로드맵에 따른 것이지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고, 말 구입도 삼성이 알아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삼성이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구입한 것이 정씨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6명의 선수를 선발해 독일에 오면 사 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씨는 이날 특검의 질문마다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말 구입 경위를 재차 묻자 “독일을 한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지 답답하다”며 짜증을 냈다.

정유라씨가 지난 7월 이 부회장 1심 재판에 나와 "엄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는 등의 증언과 관련해 특검팀이 사실이냐고 묻자 최씨는 "그럼 '네 말처럼 타라'고 하지 '남의 말처럼 타라'고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특검팀이 "차분하게 질문을 잘 듣고 대답하라"고 하자 최씨는 "그러니까 왜 새벽에 딸을 데리고 가셨느냐"며 화를 냈다. 또 "딸과 싸움을 붙이는 거냐. 저는 걔가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반면 승마 지원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 핵심적인 뇌물 혐의 등에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사실 없다”라고 부인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화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특검팀이 "두 달 남짓한 기간에 259회나 통화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검찰에서 40년 지기라고 하는데 그 정도 통화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통화 내용을 묻는 건 실례"라고 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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