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준희양(5)은 친부와 내연녀의 학대로 인해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는 5일 준희양을 폭행하고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버린 혐의(아동 학대치사 등)로 친아버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 이씨 친어머니 김모(6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25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던 준희양의 발목과 등을 발로 수차례 밟아 거동하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입히고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준희를 때리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은 있지만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부인하지만 준희양이 살해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해왔다"며 "하지만 끝내 살해했다는 자백은 하지 않았다.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준희를 맡아 기르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어린아이의 짧은 인생은 맞고 밟히다가 끝났다.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고씨 등 3명은 준희양이 수시로 의식을 잃고 호흡이 불안정하자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에 태웠으나,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이에 시신 유기를 모의했고, 고씨와 김씨는 4월 27일 오전 2시께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 준희양 시신을 매장했다.
세 사람은 준희양 시신 유기 이틀 뒤인 4월 29일 경남 하동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준희양이 여전히 생존한 것처럼 꾸미기로 공모했다. 이들 범행은 경찰이 고씨와 이씨, 김씨 행적을 의심하면서 강력사건으로 전환됐고, 고씨는 "숨진 아이를 야산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