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X(텐)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조기에 생산을 중단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자 아이폰X를 비롯해 아이폰8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패널 생산업체 인터플렉스는 22일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8.11% 떨어진 3만2천1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성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비에이치도 5.56% 급락했고 아이폰X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2.64% 하락했다.
앞서 해외 언론들은 아이폰X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 때문에 조기에 단종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KGI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1분기와 2분기 아이폰X 출하량이 각 1천800만대와 1천300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1분기 2천만∼3천만대, 2분기 1천500만∼2천만대의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아이폰X은 올해 중반에 단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젠블라트증권도 "애플이 상반기까지 아이폰X 생산을 최대 1000만대까지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관련된 부품 주문량이 30% 이상 줄었고, 높은 부품 재고로 인해 일부 부품사는 일정기간 조업을 중단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X의 판매부진은 높은 가격, 늘어난 스마트폰의 교체주기, 더불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낮춘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의 제품 사이클은 충성도 강한 고객의 초기 수요가 줄어든 이후 빠르게 끝났다"며 "주요 부품사들의 상반기 주문량 하향 추세가 추가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아이폰의 판매량이 부진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아이폰X 관련 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판매 부진과 관련해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의 주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0.45% 하락했지만, 변동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