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시인 "최영미 피해자 코스프레 남발…소싯적 얘기 현재 진행형으로 매도"

입력 : 2018-02-07 17:20:14 수정 : 2018-02-07 17: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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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시인 이승철 전 한국문화평화포럼 사무총장이 문학계 성추행 사태를 폭로한 최영미 시인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 전 사무총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 JTBC 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수가 있나" 하며, 통탄하고 있었다"며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면서 "지난번 호텔 집필실 사건이 터졌을 때 썩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옹호했었다. 시인도 인간이기에 욕망에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은가. 하긴 그녀는 손석희와 인터뷰 때 추악한 문단을 떠난지 오래였다고 했다. 허나 그 오랜 기억이 문단의 현재적 풍토인양 뉴스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영미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라며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끝으로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며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 시인이 지난해 발표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가 관심을 모았다. 1인칭 시점의 '괴물'은 1인칭 En선생으로부터의 성추행 피해담과 목격담을 담고 있다.

최 시인은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을 성추행한 이들이 수십 명이었다고 폭로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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